외신들 "북미 관계 새 장" "모호한 비핵화 합의"

입력 : 2018-06-12 오후 7:31:04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6·12 북미 정상회담에 외신들도 주목했다. CNN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회담 당사국인 미국 언론과 니혼TV, NHK 등 일본 공영·민영 언론은 물론 영국 BBC, 프랑스 르몽드 등도 회담이 열린 12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외신들은 우선 회담 개최 자체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뉴욕타임스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북미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악수 장면을 보도하며 “양국에 새 장을 연, 믿을 수 없는 관계회복의 중요한 단계”라고 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몇 주 전만 해도 매체를 통해 서로를 비방하던 두 정상이 양국관계 사상 전례 없는 정상회담에서 따뜻하고 우정 어린 악수를 시작했다”면서 “오랫동안 상상할 수 없던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난 순간 역사는 만들어졌지만 역사적인 무언가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실질적인 비핵화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등 회담 결과를 보수적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며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나치게 포괄적이었던 회담 내용이나 합의문에 대해서는 아쉬움과 함께 향후 구체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김 위원장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에서 모호한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했다”면서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란 김 위원장의 발언과 ‘매우 위험한 문제를 해결해낼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지나치게 웅장했고,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하고 앞으로 있을 북한의 비핵화 협상 과정의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 모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실무팀의 몫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도 “CVID가 명기되지 않았다”면서 “비핵화의 시기나 구체적인 안은 앞으로의 교섭으로 넘어가게 되었다”고 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사평에서 “한미 일각에선 CVID란 표현도 없고 내용이 철저하지 못하다며 북한의 핵 포기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신뢰가 부족한 세상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오늘 이 시점에서 북미 합의가 100% 성공할 수 있다고 단언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바람직한 것은 앞으로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BBC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북한 언론의 보도를 주목했다. BBC는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는 방문 목적, 김 위원장의 이용 항공편 등을 보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 관영 매체는 김 위원장의 움직임을 미리 보도하는 법이 없다. 심지어 최근 방중 때도 김 위원장의 귀국 전까지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번엔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이 현재 출국해 부재 중이란 점뿐만 아니라 6개월 전만 해도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다는 사실까지 보도했다”고 전했다. BBC는 북한의 보도가 “대단히 이례적”이라면서 “북한 미디어의 변화는 뭔가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악수장면을 보도한 뉴욕타임스 인스타그램 화면. 사진/뉴욕타임스 인스타그램 캡처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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