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메모리문제', 해결기미 안보여

구글-제조업체들 '네탓 공방'

입력 : 2010-03-15 오전 8:13:13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애플 아이폰에 버금가는 열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던 안드로이드폰이 '메모리 부족' 문제로 사용자 불편이 계속되고 있지만, 구글과 제조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밀면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메모리 부족' 문제는 외장메모리에 애플리케이션 저장을 제한하면서도 내장메모리 용량은 적어,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다. 
 
특히 구글이 외장메모리 사용 제한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 밝히고, 제조업체들도 비용문제로 내장메모리 확장을 꺼리고 있어 문제해결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애플의 경우 본체와 메모리 카드 분리 자체가 어려운 일체형이기 때문에 보안에 큰 문제 없이 8GB, 16GB, 32GB 등 각 용량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 대부분은 외장메모리 분리가 가능하다 보니 보안을 위해 외장메모리에 애플리케이션을 저장하는 것을 제한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안정성과 저작권 문제를 이유로 내장메모리에만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도록 한 것이다.
 
다만 용량 문제를 고려해 내장메모리에는 실행 파일, 외장메모리에는 데이터 파일만 저장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은 제한된 용량 때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폰의 강점인데, 제한된 사용용량 때문에 사용자들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으려면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는 일을 반복해야 한다.
 
현재 출시된 안드로이드폰들을 애플 아이폰의 제일 작은 용량 8GB와 비교하더라도  이용가능한 사용 공간은 최대 80배 차이가 난다.
 
제조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내장메모리 용량을 쉽게 늘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출시된 안드로이드폰 모토로이의 애플리케이션 저장 공간은 100MB 남짓에 불과하다.
 
LG전자가 지난 10일 출시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1 역시 내장메모리가 512MB지만,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은 170MB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내장형 낸드(NAND) 메모리 1GB가 약 8달러 가량에 거래되고 있음에도 제조업체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GB 메모리 조차 탑재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구글과 제조업체들은 서로의 탓으로 돌리기 바쁘다.
 
구글측은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정책이고, 앞으로도 정책에 큰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내장메모리를 충분히 늘려주면 되는데 제조사들이 비용을 줄이려고 저용량 메모리 탑재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외장메모리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제한적인 정책때문에 소비자들이 메모리 사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수렴해서 구글 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혜실 기자
김혜실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