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무제 지방은행도 동참…속도차는 '뚜렷’

BNK금융, '52시간 근무' 7월 도입…DGB·JB금융, 검토 단계
금융노사, 세부안 놓고 갈등 '여전'…중노위, 19일 조정 개시

입력 : 2018-06-19 오후 3:17:3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지방은행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정책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세부 도입 방안을 놓고 금융노사 간 이견이 빚어지면서 은행별 속도차이는 뚜렷한 모습이다.
 
사진/뉴스토마토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DGB·JB금융지주(175330)는 각 지주사별로 내부 태스크포스팀(TFT) 등을 구성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으로 단축된 법정근로시간을 적용해도 되지만, 정부 차원에서 조속한 시행을 주문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단축 근무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선도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BNK금융지주(138930)다.
 
BNK금융 계열사인 부산은행은 이달부터 퇴근 시간을 기존 6시30분에서 오후 6시로 30분 앞당겼다. 이는 내달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퇴근 시간이 되면 PC와 실내조명은 자동적으로 꺼진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오전과 오후 각 2시간 동안 개인 업무를 처리하지 않는 ‘집중 근무제’를 실시한다.
 
경남은행 역시 주 52시간 근무제를 조기 도입해 워라밸 문화를 정착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황윤철 경남은행장은 경남은행노동조합과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노사 협약’을 체결하고 퇴근·야근문화를 개선해 ‘가족이 있는 저녁’을 만들기로 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그룹 전체적으로 워라밸을 위해 일정시간이 되면 컴퓨터가 종료되는 PC오프(PC OFF)제나 퇴근시간 단축 등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경남은행의 경우 매주 수요일에는 회식이나 회의, 야근이 없는 ‘3무(無)데이’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에서는 이미 ‘워라밸’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근로시간 단축 역시 연내 은행권 전반에 도입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도입 시기에 대해선 속도차이가 난다.
 
정보기술(ICT)직군이나 글로벌 업무 담당자, 운전기사 등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기 어려운 일부 직군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서다. 특히 금융 노사 간 산별교섭이 결렬되며, ‘주 52시간 근무’의 일괄적용이 주요 쟁점이 됐다.
 
현재 사측은 파견근로자나 IT직군 등 특수 직군에는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는 등 예외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직군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주 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근로자의 노동시간은 줄이되, 새롭게 인력을 충원해 업무를 정상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율되지 않으면 은행별로 내부 상황에 따라 각자 시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은행별로 PC오프제를 도입하고 있는 만큼, 주52시간 근무제도를 조기 도입하는 것 자체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 내부 사정으로 인해 '주52시간 근무제'도가 영향을 받기도 한다.
 
특히 DGB금융지주(139130) 대구은행의 경우 행장이 공석이라는 점에서 당장 7월부터 ‘주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인사부에서 주52시간 근무제도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7월 도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PC오프 제도 등을 이미 2~3년 전부터 하고 있고, ‘가정의 날’이나 ‘야근 없는 삶’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금융권 전반의 시행 사항을 보면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JB금융 관계자는 “이번 주 내에 금융 노사 실무자들이 만나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7월 도입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에서는 수요일마다 홈런데이(home-run day) 등 가정의 날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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