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중국이 스마트폰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변모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은 물론 첨단기술도 글로벌 탑 수준으로 도약했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나서며 지구촌 마케팅도 이끈다.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에 가장 위협적 존재가 됐다.
오포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차기 전략 스마트폰 'Find X'를 공개한다. 테두리가 얇고, 스마트폰 몸체 대비 화면 비율이 93.8%에 달해 풀스크린을 구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가장 최근 내놓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과 아이폰X보다도 풀스크린에 더 가깝다. 갤럭시S9과 아이폰X의 디스플레이 비율(전면 본체 대비)은 각각 89.53%, 81.67%다.
앞서 비보도 지난 12일 풀스크린에 가까운 6인치 스마트폰 'Nex'를 출시했다. 전체 화면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91.2%로, 오포에는 못 미치지만 상단 베젤과 하단 베젤 두께가 각각 1.8㎜, 4.3㎜에 불과해 풀스크린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전면 지문인식 센서를 내장하고 전면 카메라는 팝업 형태로 탑재하는 등 업계 최초 기술도 도입했다.
기술적 진보도 이뤄냈다. Find X에는 3D 구조광 모듈이 장착됐다. 수만개의 적외선 점을 물체에 쏜 다음 이를 판독해 물체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애플이 아이폰X에 적용한 3D센싱카메라와 유사하며,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샤오미에 이어 오포가 적용하는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끌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비보는 2018 러시아월드컵 공식 스폰서로서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사진/비보홈페이지
중국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발전을 이루는 동시에 글로벌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비보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6년간 독점 스마트폰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러시아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공식 스폰서로 활동한다. 한정판 스마트폰 'X21 FIFA 월드컵 에디션'을 출시했고, 월드컵 공식 스폰서로서 경기장 광고판에 최신 제품인 Nex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업계는 비보가 미국프로농구(NBA)와 인도 국민 경기인 크리켓 프리미어 리그에 공식 후원한 데 이어 마케팅을 국제 무대로 확장하면서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저가 꼬리표를 지우는 동시에 세계인의 눈도장을 받는 전략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에 편중된 사업구조도 북미, 유럽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된 기술을 선보이려는 스마트폰 상위 제조사들과 달리 중국 업체들은 새로운 기술을 내놓으며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글로벌 마케팅 강화로 이미지 개선에도 나서고 있어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