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스쿠버다이빙 체험사업자는 체험 교육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체험자 또는 교육생에 대한 안전관리 감독 의무는 체험 교육을 직접 진행하는 자가 져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스쿠버다이빙 체험업체 대표 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필리핀 세부에서 스쿠버다이빙 체험 제공하는 업체 대표 정씨는 직원 신모씨와 함께 지난 2015년 7월 교육생 곽모씨 등을 인솔해 스쿠버다이빙 교육을 진행했다. 이 과정 진행 때에는 프로전문다이빙강사협회가 규정한 '지속해서 학생 다이버 관찰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다.
이날 현장은 평소보다 바람 불고 파도와 조류가 센 상태였고 직원 신씨는 최종 수심 32m에 도달한 이후 다른 교육생들을 뒤에 두고 혼자 앞만 보며 속도를 냈다. 그러던 중 곽씨가 갑자기 알 수 없는 원인으로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 과정에서 호흡기가 떨어져 의식불명 됐다.
정씨 등은 당시 이틀 전 교육생이 실종돼 수색 중이던 상황이었는데도 구조장비도 준비해두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지나가던 현지인이 던져준 밧줄로 곽씨를 구조했지만 곽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정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가 잘못을 반성하며 유족에게 피해액을 갚았지만 1심은 "피해자가 사망했고 죄질이 무거우며 이 영업활동에 따른 경제적 이익은 대표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책임도 최종 부담해야 한다"며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일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사업자에게는 스쿠버다이빙 자격보유가 요구되지 않는 만큼 적절한 자격을 가진 강사들을 교용해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의무만 있을 뿐이고, 교육 대상자들에 대한 안전교육이나 수칙 설명 등은 직접 현장에서 이들을 교육하는 강사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다면, 스쿠버다이빙 교육이나 자격과는 관계가 없는 사업자에게 안전교육 등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이 사건에서도 사업자가 해군구조대 출신 강사를 감독자로 대기하게 하는 등 인력배치 의무를 다 한 이상 주의의무를 다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얕은 해변에서 다이빙 진행하는데 구조선을 대기시킬 의무가 없다"고 판시,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