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휴대전화 판매 집단상가에서 전산 단축에 찬성하는 의견이 나왔다.
서울 신도림테크노마트 9층 상우회는 최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휴대폰 개통에 필요한 전산시간 단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신도림테크노마트 9층에는 휴대폰 매장들이 모여 있다. 신도림테크노마트는 강변테크노마트와 함께 서울의 대표적 휴대폰 집단상가로 꼽힌다. 상우회는 공문을 통해 "정기모임에서 전산 단축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 찬성 70%, 반대 30%로 나왔다"며 "상우회의 공식입장은 찬성"이라는 의견을 냈다. 상우회 관계자는 24일 "전산이 차단되더라도 신분증스캐너 단계까지 처리된 고객의 개통이 다음날에 된다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 다수"라며 "판매점은 개인사업자들이라 퇴근 시간은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사용하는 전산 시스템은 평일 및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번호이동은 오후 8시까지, 기기변경은 10시까지 가능하다. 일요일 및 법정 공휴일은 개통 전산시스템이 차단된다. 하지만 일요일에 매장을 찾아 신분증스캐너 확인 작업만 거치면 월요일 오전 개통이 가능하다.
오는 7월1일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함께,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휴대폰 유통망에서도 장시간 노동의 근원인 전산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이동통신업계 전체로 논의가 퍼져나갔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반면 신도림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 집단상가인 강변테크노마트 휴대폰 유통망은 전산 단축에 대해 반대 입장이다. 강변테크노마트 판매점들이 주축인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는 이달 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전산 단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연합회는 직장인 퇴근 시간인 오후 5~8시에 개통 신청이 많은데 이를 막으면 매출에 직접적 타격을 받는다는 입장이다.
전산 단축을 놓고 이동통신사들도 입장이 엇갈린다. SK텔레콤과 KT는 긍정적이다. 주 52시간 근무 시대를 맞아 밤늦게까지 근무하는 유통망 직원들의 야근과 피로도를 줄이자는 취지다. 전산 단축으로 이통사들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산 마감을 앞당기면 그만큼의 시스템 유지보수 비용과 직영점·대리점 직원들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회의적이다. 소비자 불편을 내세우지만, SK텔레콤과 KT 가입자들을 뺏어야 하는 시장 3위의 입지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산 단축에 대해 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청취하고 있다. 이통3사 의견이 모아지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적절한 결론을 도출해 낸다는 계획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