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홍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퇴직 간부의 불법 취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인사혁신처와 다수 기업을 상대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정부세종청사 내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을 압수수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인사혁신처 외에도
대림산업(000210),
JW홀딩스(001060), 신세계페이먼츠 등 기업 4곳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신세계페이먼츠는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의 전자지급 결제대행 업무 등을 담당하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자료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는 4급 이상의 일반직 국가공무원 등은 퇴직일부터 3년 이내에는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업체 등에 공직자윤리위원회 승인 없이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검찰은 공정위 고위 간부가 기업이 주식 소유 현황 등 신고 자료 제출이 누락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의혹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제재나 고발 조처 없이 무마하고, 이를 대가로 취업 특혜를 받았는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 중 하나인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은 퇴직 공직자에 대한 취업 심사 등을 담당한다. 앞서 이러한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지난 20일 공정위 기업집단국과 운영지원과, 심판관리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들 부서 직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5일 직원 조회에서 "역사상 유례없이 광범위한 수색이었다"며 "직원들의 동요가 크다고 들었다. 앞으로 공정위가 적극적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있을지 우려되고, 심지어는 부패 조직의 일원으로 낙인찍혀 참담한 마음을 가졌다고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업무 수행에 따라 발생한 결과에 대해서는 개인적 차원에서 책임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성실히 협조하기 바란다. 저는 대한민국 검찰, 문재인 정부의 검찰을 120% 신뢰한다"고 당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퇴직 간부들의 특혜 취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세종시 어진동 인사혁신처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26일 오후 관계자들이 인사혁신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홍연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