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게임업계가 유통가와 손잡고 협업(콜라보) 상품을 내놓고 있다. 게임사는 회사 지식재산권(IP)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선보이며 게임 이용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함과 동시에 게임 비이용자에게도 IP를 홍보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유통업계 홍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돼 서로 다른 두 업계 간 시너지 창출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유통업계의 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일 롯데시네마를 운영 중인 롯데컬처웍스와 브랜드 제휴를 맺고 '스푼즈' 캐릭터 알리기에 나섰다. 스푼즈는 회사 내 리서치앤이노베이션(R&I)센터 디자인 조직이 만든 캐릭터로 엔씨가 처음으로 내놓은 비게임 캐릭터다. 엔씨는 8월 중에 스푼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미니게임을 롯데시네마 모바일 앱에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 이용자 중 무작위로 선정해 영화 할인권과 매점 할인권 등을 증정한다. 아울러 롯데시네마는 스푼즈 캐릭터 상품을 올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엔씨는 지난달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스푼즈 캐릭터 스티커가 포함된 디저트 '스푼즈 크림모찌'를 출시한 바 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지난 23일 생존경쟁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배그)' 개발사 펍지주식회사와 함께 '휠라 X 배틀그라운드 콜라보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두 회사는 배그 이용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게임 속 아이템을 현실로 끌어냈다. 게임 아이템을 보관하는 보조 가방 등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었다. 이외에도 방탄 헬멧 '뚝배기', 최후 생존자의 승리 메시지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 등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티셔츠 등이 출시됐다.
업계는 게임·유통사 협업이 두 업계 모두의 홍보 효과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회사들이 오프라인 상품으로 IP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게임을 즐기지 않는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오희성 롯데시네마 마케팅부문장은 "엔씨소프트와 캐릭터 브랜드 제휴를 통해 다양한 협업 효과를 기대한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스푼즈 캐릭터를 롯데시네마 고객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런 효과를 선점하기 위해 IP 조직을 강화한 사례도 나왔다. 넥슨은 기존 콘텐츠사업팀의 이름을 IP사업팀으로 변경해 IP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넥슨은 지난 15일 롯데백화점과 제휴하고 서울시 마포구 엘큐브 게임관에 '네코제 스토어'를 열었다. IP사업팀이 담당하는 행사 중 하나인 네코제는 넥슨콘텐츠축제의 줄임말로 이용자들이 게임 속 캐릭터·음악·세계관을 활용해 2차 창작물을 선보이는 행사다. 넥슨은 네코제 스토어에 이용자가 제작한 창작물과 함께 넥슨 자체브랜드(PB) 상품 등을 판매한다. 넥슨 관계자는 "사업팀 이름을 바꾸면서 게임 사업 이외의 IP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네코제 기획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출시된 '휠라 X 배틀그라운드 콜라보 컬렉션' 제품. 사진/휠라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