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이명박 정권 당시 경찰이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불법 사찰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 자체진상조사팀은 27일 지난 3개월간의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2008~2012년 사이 '현안 참고 자료'라는 제목으로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400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팀은 또 "이 중 언론에 보도된 문건과 제목이 동일하거나 내용이 유사한 문서 10여건을 확인했고, 정치관여·불법사찰 등 문제 소지가 있는 내용의 문서 50여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팀은 언론에 보도된 문서들을 포함한 진상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불법사찰 관련 문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실체적 사실 관계를 정확히 규명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등을 수사하면서 청계재단이 위치한 서울 서초동의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했다. 청계재단은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이 소유한 재단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전 대통 집권 당시 생산된 청와대 문건을 다수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경찰이 작성한 불법사찰 문건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전해지자 경찰은 지난 3월26일 자체 진상조사팀을 꾸린 뒤 경찰청 대변인실 등을 압수수색 하는 등 석달동안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왔다.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5월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