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는 평가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조8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 15조3000억원보다 3%가량 적었다. LG전자는 예상치 8400억원보다 8% 정도 모자란 77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낸 것은 같지만 증권가의 평가는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3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다소 주춤했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 늘어난 16조7000억원으로 다시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며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낸드(NAND)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겠지만 디램(DRAM) 가격 강세 등으로 수익성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디램에서만 올해 38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이고 상반기 부진했던 디스플레이도 이달부터 신규 플렉서블(Flexible) OLED 물량이 출하되기 시작해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분기당 17조원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실적이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부진과 미-중 무역전쟁 심화 우려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우려 요인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고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점에서 적극적인 매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만해도 5만1000원 안팎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현재 4만5600원(9일 종가)으로 떨어졌다.
반면 LG전자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본업의 성장이 견고할 것으로 보이지만 스마트폰 사업 개선이 더뎌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고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의 사업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어서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과 TV 사업은 탄탄한 성장세가 지속되겠지만 스마트폰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를 3조3700억원에서 3조2500억원으로 하향했다"며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우려는 보유 지분 가치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에 대해서도 스마트폰 사업 실적 부진, LG디스플레이 지분법 이익 감소, 미국 수입자동차·부품 관세 부과 우려 등 불안요인이 많아 당분간 투자심리가 개선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은 악재를 반영하고도 매력적이지만 투자자들이 이익 안정성을 의심하는 상황 속에서 모멘텀 부재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평가했다. LG전자의 주가는 7만7700원으로 지난 5월 초와 비교하면 20%가량 하락했다.
LG전자 러시아 프리미엄 브랜드샵에 위치한 시그니처 OLED TV. 사진/LG전자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