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의 주가가 양호한 실적 전망에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 열기가 식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정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란 의견과 이미 주가가 높아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가 엇갈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주가는 128만7000원으로 이달 들어 7.8%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지난달 22일 148만원(종가)을 기록한 뒤 줄곧 내림세다.
가파른 오름세로 주가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격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첫 거래일 120만원을 기록한 뒤 110만원 안팎까지 낮아졌던 LG생활건강의 주가는 3월 마지막 날 다시 120만원대에 올라섰다.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연일 사상 최고가 경신했고 지난달 20일 장 중 149만7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실적 기대감이다. 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가량 늘어난 2658억8000만원이다. 하반기에도 개선세가 계속돼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하면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음료 부문은 부진이 예상되지만 생활용품의 역신장이 축소되고 화장품이 면세점과 중국 현지법인에서 럭셔리 브랜드인 '후'와 '숨'의 높은 성장이 지속돼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고성장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LG생활건강이 고급 화장품 브랜드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주가 상승 여력을 두고는 다른 의견이 나온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안정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고 국내 업황도 회복 국면에 있어 기대가 높다"며 최근 목표가를 146만원에서 166만원으로 상향했다. 상승 여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IBK투자증권과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도 목표가를 170만원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주가가 현재 수준보다 높아지기는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 고점의 밸류에이션이 추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후 단일 브랜드의 중국 수요에 사실상 회사 성장을 의존하다시피 하는 구조가 변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이 내놓은 목표가는 141만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10% 정도 높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도 "주가 상승 여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면세 시장 규모가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거나 깜짝 실적이 나와야 한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모델 이영애가 홍콩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2018 후 궁중연향 in 홍콩' 행사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