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이 11일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나왔다.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은 변호사 2명과 함께 이날 오후 1시48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송 사무총장은 "이번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는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관 사찰이나 재판 거래 의혹도 모자라서 대법원이 민변과 같은 변호사단체에 대해 사찰을 하고, 대응 문건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러한 일로 조사를 받게 된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의 협조 요청에 따라 지난달 26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성이 있는 410개의 주요 파일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비실명화한 일부를 제외한 원본 파일과 5개의 저장매체에서 410개의 주요 파일을 추출하는 과정을 담은 포렌식 자료를 제공했다. 이 중에는 '(141229)민변 대응전략', '(유실)2015년 상고법원 입법추진관련 민변 대응전략'이란 파일도 포함됐다.
앞서 검찰은 주요 파일 중 '(140901)대한변협 압박방안 검토(나◇◇)', '(150417)대한변협 대응방안 검토', '(150813)대한변협 회장관련 대응방안', '(유실)58002 대한변협 압박방안 검토' 등 문건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하 전 협회장은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재임하는 동안 "기득권을 지키는 시도"라면서 대법원이 추진하는 상고법원을 반대했다.
현재까지 양 전 대법원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20건이 넘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임지봉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을, 22일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장 조승현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를 각각 고발인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이달 6일부터 대법원 청사 내 별도 공간에서 하드디스크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등으로 추가 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