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지난 20대 총선에서 자신의 법무법인 직원으로 고용된 직원을 선거운동원으로 활용하고 돈을 준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유죄를 확정 받았다. 이 변호사는 2009년 부산에서 발생한,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태 때 면직된 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이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전 검사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박 전 검사장은 2016년 4월13일 실시된 20대 총선 당시 울산 남구갑 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 과정에서 김모씨를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의 직원으로 채용한 뒤 실제로는 선거사무소 기획실장 업무를 맡기고 그 대가로 494만원을 지급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법무법인 소속으로 채용한 운전기사 차모씨로 하여금 본인의 승용차를 운전하게 하면서 명함을 돌리거나 사진 촬영을 시킨 뒤 총 1250만원을 지급한 혐의도 있다.
또 자신의 선거사무원 송모씨와 함께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예금 계좌로 지지자들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200만원을 기부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았다.
1심은 김모씨 및 송모씨와 함께 행한 범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운전기사 차씨와의 혐의에 대해서는 "차씨가 박 전 검사장 외 법무법인의 차량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점, 사진 촬영 등 업무는 부수적이었던 점, 사전 촬영 등 업무에 관해 추가 금원 지급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해볼 때 차씨에게 지급된 금원은 선거운동과는 관련이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박 전 검사장과 김씨 등이 항소와 상고를 거듭했으나 2심과 상고심 역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