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10년)전국 유료방송 시대 열다…인공지능에 사물인터넷까지 결합

모바일 결합으로 케이블 추월, 매출도 급증…무선 공백 메우는 효자 등극

입력 : 2018-07-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인터넷(IP)TV 등장으로 전국 유료방송 시대가 열렸다. 지역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하는 케이블TV와 달리 전국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 IPTV의 강점이다.
 
'모바일 결합'으로 급성장…케이블까지 추월
 
SK브로드밴드 전신인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2006년 7월 주문형비디오(VOD) 중심의 TV포털 서비스 '하나TV'를 출시했다. IPTV 전 단계라는 의미에서 프리(Pre) IPTV로 불렸다. 당시 IPTV는 기존에 없던 방송과 통신이 결합된 서비스로, 법적 근거가 미흡했다. 방송계와 통신계가 IPTV의 개념을 놓고 논쟁도 벌였다. 논란 끝에 IPTV 관련 법안이 국회로 넘어갔다. 마침내 2007년 12월28일 '인터넷멀티미디어사업법'이 통과되면서 본격적인 IPTV 서비스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KT가 2008년 11월 IPTV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2009년 1월 정식 사업에 돌입했다.
 
통신 3사가 서비스하는 IPTV의 특성상 모바일과의 결합상품이 성장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브로드밴드(SKT 자회사)·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자사의 모바일·인터넷과 IPTV에 함께 가입하면 할인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가입자를 늘렸다. IPTV는 지상파는 물론, 영화·스포츠 등 각종 전문 채널과 종합편성채널 등의 실시간보기와 VOD(주문형비디오)를 갖추며 케이블TV와의 콘텐츠 경쟁을 주도했다.
 
IPTV는 3사의 상용 서비스 9개월 만인 2009년 10월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로도 가입자를 꾸준히 늘린 IPTV는 지난해 11월 마침내 케이블TV마저 추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7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1422만281명으로, 케이블TV(1409만7123명)를 앞질렀다. IPTV가 상용 서비스를 개시한 지 9년 만에 케이블 전성시대가 끝났다. 지난해 하반기 전체 점유율은 케이블TV가 44.92%로, 44.75%인 IPTV를 근소하게 앞섰지만 흐름을 감안하면 뒤집기는 시간 문제로 평가된다. 사업자별로는 KT가 점유율 20.21%로 1위를 지켰으며 SK브로드밴드(13.65%), CJ헬로(13.10%), LG유플러스(10.89%) 순으로 뒤를 이었다. 
 
IPTV는 통신 3사의 효자로도 부상했다. 본 방송보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유료 VOD를 활용하는 시청자가 크게 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 1분기 SK브로드밴드의 IPTV 콘텐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2875억원을 기록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IPTV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 11.6% 늘어난 5617억원, 407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극심한 정체기에 접어든 무선(휴대전화)사업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는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IPTV의 진화…인공지능에 사물인터넷까지 결합
 
IPTV의 진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하며 스마트홈의 중심 서비스로 부상했다. VOD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사와 차별화하기도 어려워졌다. 통신사들은 IPTV 셋톱박스에 AI 기능을 추가, 더 똑똑하고 편리한 IPTV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1월 자사의 'Btv' 셋톱박스에 모기업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를 결합한 'Btv 누구'를 출시했다. VOD의 경우 기존에는 카테고리를 따라가며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야 했지만, 누구가 탑재되면서 음성만으로도 검색이 가능해졌다. 가령 '2000년대 UHD 화질의 미국 액션 영화를 찾아줘'로 말한 후 '저 중에서 무료 영화만 찾아줘'나 '러셀 크로우가 나오는 것만 찾아줘' 등 검색 결과 내 재검색도 가능하다. 누구 스피커에서 가능했던 음악·라디오·배달주문·쇼핑·날씨 알림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각종 스위치와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가전을 켜거나 끄는 IoT 기능도 갖췄다.
 
KT도 자사의 IPTV 셋톱박스 '기가지니'에 AI 기능을 더했다. LG유플러스는 네이버와 함께 만든 AI 스피커 '우리집AI'에 각종 AI와 IoT 기능을 더해 대응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온가족이 사용하는 거실의 핵심 가전인 TV의 셋톱박스를 차별화의 매개체로 삼은 것"이라며 "향후 보다 고도화된 기능이 더해지는 등 거실의 TV를 통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을 거듭한 IPTV는 정부의 재허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 IPTV의 재허가 만료 시점은 오는 9월23일이다. 재허가 여부는 9월쯤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VOD에 광고가 점점 늘어 시청에 불편하다는 불만도 표출하고 있다. 통신사들의 IPTV 협력사 고용 문제도 재허가 심사 항목에 포함시켜, 고용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대부분이 비정규직 근로자에 불합리한 근로계약을 강요하고, 일부 정규직에게는 임금을 체불하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9월1일자로 28개 협력사 직원 1800여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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