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도서 고전…현지 임원 잇따라 퇴사

입력 : 2018-07-16 오후 2:08:4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애플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둔화 여파로 인도법인 고위 임원 세 명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상반기 인도시장 아이폰 판매량은 100만대도 못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애플의 인도시장 아이폰 판매량은 320만대로 시장 점유율 2%를 기록했지만 현재 판매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는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진 여파로 애플의 인도 법인 고위 경영진 세 명도 물러났다. 전국 판매 및 유통 책임자인 라훌 푸리 외에도 아이폰 판매 및 무역, 애플 프리미엄 소매점 책임자인 자얀트 굽타, 전국 영업 및 통신 담당 책임자 마니시 샤르마 등이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 법인 구조조정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 5번가의 애플 매점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다. 하지만 소득 수준이 낮은 탓에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아직까지 150달러(약 17만원)를 밑도는 저가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룬다. 고가의 아이폰이 시장을 점령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더구나 인도는 현지에서 생산하지 않을 경우 15~20%의 관세가 추가돼 해외 업체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지난해 4분기부터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샤오미는 2015년 인도 조립 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지 판매물량의 95% 이상이 인도에서 제조하고 있다. 최근까지 인도 제조업 기반을 세 배로 늘렸고, 현지 공장에서 1초마다 두 대의 스마트폰이 생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6월 6억5000만달러(8000억원)를 투입해 12만㎡에 이르는 기존 노이다 공장 부지를 24만㎡로 확장해 생산물량을 2배로 늘렸다. 애플 역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아이폰6S와 아이폰SE 생산을 시작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6년 5월과 지난해 6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직접 만나는 등 인도 시장 공략에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 5월 경영실적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는 "인도 젊은이들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어 향후 인도 시장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국 스마트폰을 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평가가 주를 이룬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아이폰 판매가 하반기에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반기 판매는 매우 부진한 수준"이라며 "안드로이드폰 강세에서 애플이 인도에서 충성도를 얻기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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