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들, 이종 업종에 ICT 기술 입힌다

커머스·부동산부터 스포츠 중계까지…신사업분야 미래 먹거리로

입력 : 2018-07-22 오후 4:00:49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탈통신’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포화 상태인 무선사업을 벗어나 홈미디어와 커머스, 부동산까지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자사 정보통신기술(ICT)을 핵심 경쟁력으로 하면서 기존 사업과의 차별화 노력도 더해졌다.
 
SK텔레콤은 이종업종 간 ICT 기술 접목을 가장 활발하게 시도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016년 말 취임 후부터 이통사업 울타리를 넘어 뉴(New) ICT 생태계 구축을 회사 기치로 내걸고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자사 ICT 기술을 다른 업종들에 적용,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커머스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점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자회사 SK플래닛에서 오픈마켓 11번가를 분사시켰다. 동시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로 11번가 기업 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등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대규모 자본을 확보하면서 기존 커머스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최근 11번가 최고경영자(CEO)로 이상호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이 내정됐다. 그는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포함해 SK텔레콤의 AI 서비스를 총괄한 바 있다. 9월 신설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11번가는 향후 SK텔레콤의 ICT 기술을 결합해 오픈마켓을 확장하는 한편, 간편결제인 11페이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일성 KT에스테이트 사장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CT 부동산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KT는 자회사 KT에스테이트와 ICT 부동산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눈길을 끈다. KT에스테이트는 KT그룹이 지난 2010년 100% 출자해 설립한 부동산 전문기업이다. KT는 자사 ICT 기술을 융합해 KT에스테이트를 부동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시킨다는 전략이다. KT 소유 전화국 건물을 개축해 지난 3일 문을 연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서도 ‘기가지니’를 통해 AI 호텔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능형 영상분석 보안서비스 ‘기가아이즈’, 통합 에너지관리 플랫폼 ‘KT-MEG’ 등 KT의 다른 ICT 솔루션도 함께 적용됐다. KT에스테이트는 2016년 최첨단 ICT 기술를 접목한 임대주택 브랜드 ‘리마크빌’ 론칭을 시작으로, 아파트와 호텔·숙박 사업에서 스마트 오피스, 복합상가까지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2022년까지 이번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을 시작으로 글로벌 브랜드 호텔을 서울 시내 4개 핵심 상권에 선보일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홈미디어, 콘텐츠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넷플릭스 제휴에도 이통사들 중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부터 유튜브 키즈, 애플뮤직 등과 제휴 관계를 맺고 콘텐츠 차별화에 나섰다. 특히 야구나 골프 등 스포츠 중계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TV 중계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기능들로 출시 이후 3개월 새 ‘U+프로야구’ 누적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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