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금융감독원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맞춰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소비자보호헌장 선포 및 실천 서약을 진행했으며, 삼성화재는 기존 고객패널에 ‘모바일 고객패널’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 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소비자보호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화생명 연수원에서 차남규 대표이사 부회장과 본사 임원, 팀장 및 해외법인장, 영업현장 관리자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소비자보호헌장 선포 및 실천 서약을 진행했다.
한화생명이 경영전략회의에서 소비자보호를 외친 이유는 최근 강화되는 소비자 보호에 맞춰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고 이를 경영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보호헌장 또한 ▲고객 불만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제도와 프로세스 개선 ▲고객정보의 올바른 활용·관리 및 고객자산보호 등 고객가치 제고와 소비자 권익을 증진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화생명은 대표이사 및 임직원을 비롯해 영업관리자, FP(Financial consultant), 사무직원, 고객센터장 5개 업무분야의 대표직원을 대상으로 실천 서약식을 진행했으며, 아울러 전 임직원이 동참할 수 있도록 이달 말까지 사내 온라인을 통한 실천 서약 캠페인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삼성화재는 기존 운영중인 고객패널 제도에 모바일 발전 및 고객니즈에 맞춘 '모바일 고객패널'을 새롭게 추가했다.
2005년 고객패널제도를 도입한 삼성화재는 패널들의 서비스 체험 및 지인 인터뷰를 통해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업무절차나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데, 여기에 모바일 채널을 추가한 것이다.
모바일 패널들은 평소 경험을 바탕으로 모바일 설문조사 및 질의응답, 오프라인 집중 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 삼성화재에 제시하고 있어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게 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객패널을 통해 실제 고객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 등을 파악하고 있다"라며 "그동안 모바일 활용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많았는데, 이번에 모바일 고객패널을 새롭게 만들어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소비자보호를 위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최근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강화 기조와 관련 있다.
금감원은 이달 들어 보험협회 등에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해 우편판매 영업 방식을 경고하는 내용의 ‘통신판매시 관련 법 준수 촉구’ 공문을 발송하고 올해 하반기 미스터리 쇼핑(암행점검)을 예고했다.
여기에 수장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또한 지난 9일 ‘금융감독 혁신과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며 금융사들과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엄포와 함께 지난해 암보험금에 이어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타깃으로 삼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소비자들의 편에 서서 보험사를 압박하다 보니 보험사 입장에서도 이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라며 "2016년 자살보험금 사태 때처럼 보험사 입장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금감원이 제재를 해오기 때문에 금감원의 뜻대로 눈치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9일 금융감독원에서 '금융감독 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