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난소암·자궁내막암 등 대표적 부인암들의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수술 치료 후 임신 가능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의학 기술 발달에 따라 초기 부인암의 경우 충분히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20대와 30대의 여성에서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궁내막암은 지난 2006년에 10만명당 7.8명에서 2015년 13.9명으로 2배 정도 증가했다. 자궁경부암 역시 매년 30세 미만 여성 2000명 이상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인암 치료는 주로 자궁이나 난소의 절제술이기 때문에 가임력 보존이 쉽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가장 활발한 가임기간인 20~30대의 여성층에게 부인암 수술에 따른 임신과 출산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커다란 상실감과 우울증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초기 발견되는 부인암의 경우 수술 범위를 최소화해 가임력 보존률을 높이는 추세다. 실제 난소암의 경우 생식세포종양, 경계성 난소암, 상피성 난소암 1기 등 초기에 발견된 경우에는 이환된 난소는 절제를 하고 자궁과 반대쪽 난소를 보존할 수 있다.
또 자궁내막암은 자궁내막모양샘암종인 동시에 병기가 1기 초기며, 분화도가 좋은 경우 전이 소견이 없다면 내막에 있는 암을 긁어내는 자궁내막소파술 또는 자궁경을 통한 병변 절제 후 고용량 호르몬 치료 등으로 자궁 및 난소를 보존할 수 있다.
이은주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흔히들 부인암이라고 하면 무조건 자궁을 적출해 임신, 출산을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초기에 발견하면 재발의 위험성을 꼼꼼하게 점검해 병변만 절제하거나 수술을 하고도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최신 치료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적 치료로 가임력을 보존해도 재발 위험도가 높게 나온 경우나 재발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 또는 항암치료가 불가피한데, 해당 치료들은 자궁내막 및 난소를 손상시켜 난임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방사선 치료는 손상 정도가 클 수 있기 때문에 가임력 보존 수술을 했다 해도 가임력을 잃을 수 있다. 이 같은 경우에는 항암 치료 전 난자냉동보존 등을 통해 비축해 두거나 자궁이식을 통한 시험관 시술 등을 통해 임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