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건설시장 추가 개방…해외수주 돌파구 될까

인프라 및 엔지니어링 시장 확대 전망…최근 리라화 폭락 등은 우려 대목

입력 : 2018-08-01 오후 3:53:26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터키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정이 본격 발효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터키 인프라 투자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국가 간 소송제(ISD)에서 투자 보호도 강화돼 향후 해외 수주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차나칼레 대교' 조감도. 사진/대림산업
 
1일 건설업계 및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터키 FTA 서비스·투자 협정으로 건설 시장이 추가로 개방되면서 국내 건설 기업의 인프라 투자 및 엔지니어링 산업 진출이 좀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이번 협정 체결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 시 적용받았던 규제가 완화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설립, 인수, 경영 등 이행요건 부과가 금지되고 ISD 분쟁에서 국내 투자 기업의 보호 장치가 마련된다. 이에 따라 향후 터키 기업과 공동 및 합작사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터키 정부가 공적 목적으로 토지를 수용할 때 보상을 적절히 제공하는 보호 조항이 들어갔다"며 "안정적으로 기업이 사업을 보호받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건설사들은 국내 터키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예컨대 국내 건설 기업이 터키에 진출해 엔지니어링 사업을 진행할 때 터키 국내 기업이나 외국 경쟁 기업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이와 함께 건설사업체의 설립 수와 사업의 범위를 한정하거나 사업자의 법적 형태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에서도 자유로워진다.
 
이 같은 협정에 힘입어 터키가 국내기업의 해외 수주난을 타개할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국가별 해외수주 통계에서 터키는 14억4330만달러의 계약액을 기록, 전체 105개국 중 7위를 차지해 비교적 높은 수주고를 올렸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터키 시장 자체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높게 평가를 받고 있다"며 "지정학적으로도 유럽하고 아시아를 연결하는 요충지인 데다 인구도 많고 경제력도 커 FTA 체결로 인한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터키 시장으로의 수주 확대 가능성이 높은 건설사로는 대림산업과 SK건설이 거론된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은 지난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터키 말카라-차나칼레 고속도로 및 차나칼레 1915 교량 건설 사업을 수주해 시공에 나섰다. 이 사업은 총 3.6km 길이의 현수교와 85km 길이의 연결도로를 건설해 일정 기간 운영해 터키 정부에 양도 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의 사업이다. 더욱이 SK건설은 2008년 유라시아 해저터널 공사 프로젝트를 수주해 2016년 말에 완공한 데 이어, 최근 이승수 SK건설 부사장이 터키 이스탄불 운하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현지에서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터키의 두 회사, SK건설 등 네 회사가 현재 차나칼레 교량 개발 사업에서 시공 운영까지 하고 있다"며 "시공하는 현장이 있으면 네트워크 준비가 되기 때문에 수주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리라화 폭락 등 터키 경제 상황에 부정적인 국면이 펼쳐지면서 예상만큼 수주가 확대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터키 환율이 급락하고 유가가 급등해서 경제 펀더멘탈이 좋지 않아 재정적인 여력도 작아지고 있다"며 "터키 정부가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당장 수주가 확대되는 모멘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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