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오는 6일 오전 9시30분 출석해 조사받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박상융 특별검사보는 "김경수 지사의 변호인 김경수 변호사가 방문해 일정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를 '드루킹' 김모씨 등이 댓글을 조작한 사건의 공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씨 등은 네이버 아이디와 댓글 순위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등을 사용해 기사 댓글에 공감 또는 비공감을 클릭하는 등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지사를 상대로 '킹크랩' 사용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김씨는 2016년 11월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에서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명 '산채'로 불린 느릅나무출판사는 김씨가 운영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사무실로 사용된 장소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일 특별검사보와 검사를 포함한 17명을 보내 김 지사의 관사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국회에서 김 지사가 의원 재직 시 사용했던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지사는 같은 날 충북 충주시에서 열린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의 추도식에 참석한 후 서울로 와 특검팀에 휴대전화 2대를 임의제출했다.
김 지사는 특검팀의 압수수색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갓 1개월 남짓된 도청 사무실과 비서실까지 왜 뒤져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다"면서도 "필요하다니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협조할 것"이란 글을 남겼다. 또 "다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과 이미 경찰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하고 밝혔던 사안들이 마치 새롭게 밝혀지고 확정된 사실처럼 일부 언론에 마구잡이로 보도되면서 조사 결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을 통한 망신주기, 일방적 흠집내기로 다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스럽다"는 불만을 밝히기도 했다.
특검팀은 수사 기간 절반이 넘은 지난 주말부터 김씨를 비롯해 '서유기' 박모씨, '둘리' 우모씨, '초뽀' 김모씨, '트렐로' 강모씨 등 구속 상태인 피의자와 경공모의 또 다른 핵심 회원인 도모 변호사, 김 지사의 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근무한 한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또 김씨가 최근 자진해서 제출한 이동식 저장장치(USB)에서 김씨와 김 지사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시그널'로 대화한 내용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 특히 해당 USB에서는 김 지사가 지난해 1월 대선 후보 정책 공약과 관련해 재벌 개혁에 대한 자료를 김씨에게 요청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익범 특검이 드루킹 관련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시작한 2일 오후 특검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전 김경수 의원실(현 김정호 의원실) 압수수색을 마친 후 물품을 들고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