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대표 망막질환인 황반변성 환자가 최근 10년간 급증한 가운데 국산 치료제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파르게 성장 중인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업계 역시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김안과 망막병원에 따르면 지난 2009~2017년 망막병원을 찾은 34만6206명의 환자들의 질환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은 황반변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의 비중 자체는 전체 환자의 11.8%(4만1026명)로 22.9%(7만9443명)의 당뇨망막병증에 이은 2위 수준이었지만 10년 새 증가율이 89%를 기록, 14% 늘어난 당뇨망막병증을 압도했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에 위치해 시력을 좌우하는 핵심부인 황반이 노화와 유전적 요인, 염증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하거나 완전히 상실되는 질환이다.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노년층의 실명 원인 질환 가운데 1위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발병 이후 대부분이 실명으로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주사제 처방을 통해 실명은 막을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전 세계적 고령화 추세에 국내는 물론, 모든 국가에서 급증하고 있는 환자 수에 치료제 시장 규모(노인성 질환 기준)가 지난 2014년 43억달러(약 4조8100억원)에서 2023년 85억달러(약 9조5000억원)로의 확대가 전망된다. 하지만 노바티스와 제넨텍이 공동 개발한 '루센티스(성분명: 라비니주맙)'와 바이엘의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가 주를 이루고 있는 시장에서 아직 국산 기술로 개발된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이에 국내 업계는 해당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무게를 싣고 있다. 대표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루센티스 시밀러 'SB11'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종근당 역시 지난달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DK-701'에 대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CJ헬스케어도 'CJ-40012'의 비임상을 진행 중에 있다.
아일리아 시밀러 부문에선 알테오젠이 한 발 앞서있다. 최근 미국에서 비임상까지 완료한 알테오젠은 한·미 양국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제형 및 제제 특허를 등록하고, 12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를 통해 다른 아일리아 시밀러들에 비해 5년 앞선 시장 우선 진출권을 보유하고 있다. 연내 임상 1상 및 3상 진입을 목표 중이다.
또 다른 아일리아 시밀러 관련사로는 삼천당제약이 연말 전임상과 내년 3상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올릭스는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 특허를 취득한 상태다. 올릭스의 경우 루센티스 시밀러 분야에서도 일동제약과의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황반변성이 빠르게 진입 중인 고령화 사회 속 발병이 늘어나는 노인성 질환이라는 점과 치료제가 제약·바이오산업 가운데서도 고부가가치 분야로 꼽히는 바이오의약품(또는 바이오시밀러)인 만큼 치료제 개발사 입장에선 향후 성장성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
최근 10년 새 황반변성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계가 관련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김안과 망막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