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넘어갔다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숨진 한국인 유해가 광복 73주년을 맞아 서울시립 용미리 제2묘지공원에 안치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광복절과 올해 삼일절에 이어 서울시립 용미리 제2묘지공원에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35위를 안식할 수 있는 봉안시설을 지원한다.
‘일제 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는 조국을 가슴에 품은 채 세상을 떠난 원혼을 달래고자 희생자들 유언에 따라 고국으로 유해 봉환을 추진하고 서울시에 임시 안치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서울시는 봉환위가 별도로 추진 중인 해외동포묘역(DMZ 평화공원) 조성까지 총 101위의 유해를 용미리 제2묘지 건물식 추모의 집에 임시 안치할 예정이다.
봉환위는 일본 도쿄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시 재일동포 사찰 국평사에 안치돼 있던 한국인 유해를 조국에 안치할 것을 국평사와 합의, 총 3회에 걸쳐 101명의 원혼을 달래게 됐다.
국평사에 남겨진 한국인 유해는 대부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와 일본의 댐 건설 공사장 등에서 일하다 세상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번 3차 유해 35위는 지난 12일 국평사에서 추도 법회를 마치고 14일 한국에 도착해 김포공항에서 환향 행사를 연 뒤 다음날인 광복절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 추모제를 개최한 후 서울시립묘지에 안치된다.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강제노역과 침략전쟁에 동원돼 갖은 고통 속에 처참하게 희생된 상당 수 일제 강제징용자들의 유해는 아직까지도 일본 및 태평양 군도 등에 산재,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국평사 같은 일본의 사찰이나 납골당 등에 모셔진 한반도 출신 징용·징병자의 유골만 해도 2770위로 추정될 뿐이다. 더욱이 2010년 이후 한일 양국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던 유해 봉환 사업이 중단돼 현재 민간단체의 노력에만 의존하고 있다.
국평사 주지인 윤벽암 스님은 “억울하게 일본 땅에 끌려왔다가 숨진 분들을 이제라도 고향 땅에서 모실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남과 북이 함께 강제연행 희생자의 유골을 고국으로 보내는 일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일절을 맞아 지난 3월2일 서울시립 용미리 제2묘지공원에서 일제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안장식이 진행됐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