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그룹의 노동조합 와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목장균
삼성전자(005930) 전무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지난 25일 목 전무를 노동조합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삼성전자와 그룹 미래전략실에서 노무 업무를 전담한 목 전무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그룹 전체의 '무노조 경영' 방침을 위해 미래전략실의 지시로 만들어진 노조 와해 마스터플랜에 따라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의 노조 와해 공작인 속칭 '그린화' 작업을 지시하고, '노조 활동은 곧 실업'이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4곳의 협력사를 기획 폐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에게 탈퇴 종용, 재취업 방해 등 불이익 처분을 내리고, 근로자를 불법적으로 사찰한 노조 파괴 작업을 총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정보국 전 노무 담당 경찰관 김모씨를 개입시켜 사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노사 협상이 진행되도록 한 후 그 대가로 김씨에게 6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김씨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목 전무와 함께 노조 와해 공작을 진행한 혐의를 받는 강모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노사총괄 부사장에 대해서도 지난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강 전 부사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피의자가 삼성그룹 노무를 총괄한 임원으로서 계열사인 삼성전자 노무에 관한 관여를 넘어 그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나 협력업체의 노조 활동에 피의사실 기재와 같이 순차 공모를 통해 일상적으로 관여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장기간의 수사를 통해 증거자료가 충분히 수집돼 있고, 핵심 관여자 대부분이 구속돼 상호 간에 말을 맞출 염려가 없다"며 "수사 경과나 내용에 비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 역시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삼성 노조 와해 사건과 관련해 삼성경제연구소 내 사무실 1곳을 압수수색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이란 문건을 작성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문건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에서 노조를 설립한 전후로 조직적인 교섭 거부, 노조 활동 감시, 표적 감사, 노조 탈퇴 강요 등을 실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