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의 킹크랩 개발과 운용을 허락하는 등 댓글 조작 활동에 가담했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허익범 특별검사는 27일 오후 수사결과 발표에서 "김 지사가 드루킹으로부터 앞으로 운용할 킹크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시연을 참관한 뒤 킹크랩 개발 및 운용을 허락했다"고 적시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4일 기소 당시 김 지사에 대해 '드루킹' 댓글조작의 공범으로 컴퓨터 등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드루킹 일당의 인터넷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한 허익범(가운데) 특별검사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브리핑룸에서 60일 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 특검은 김 지사와 드루킹과 관계에 대해서도 "경공모 사무실과 국회의원회관 등에서 총 11회 지속해서 만났고 메신저 대화 등을 통해 김 지사와 드루킹은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과 기타 정치 관련 정보, 인사 청탁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친분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에게 추가 적용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드루킹이 도모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보내 달라고 요구하자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28일 더불어민주당을 위한 지방선거 운동에 계속 활용할 의사로 '오사카 총영사는 어렵고 센다이 총영사로 추천해 임명될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제안해 지방선거 운동과 관련해 센다이 총영사직 제공의 의사를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허 특검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본 뒤 드루킹에게 현금 100만원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김 의원으로부터 100만원을 받았다는 경공모 회원의 1회 진술이 있으나 바로 진술을 번복하고 특검에서도 일관되게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드루킹과 다른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도 경찰과 특검에서 김 지사로부터 현금봉투 수수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했고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100만원 현금봉투 수수의혹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지사가 경공모로부터 2000만원의 불법 후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공모 회원 195명 명의로 2016년 9월부터 11월까지 총 195회에 걸쳐 김 지사 후원회 계좌로 2564만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경공모 회원들의 계좌와 더불어 확인한 결과 경공모나 관련법에서 금지한 단체로부터 받은 게 아니라 모두 개인 후원금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돼 달리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경공모 측으로부터 200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송인배 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경공모 측 인사청탁 등 관련 사안 은폐를 시도한 의혹을 받는 백원우 민정비서관에 대해서는 더는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검찰로 사건을 이관하기로 했다.
앞서 특검팀은 24일 김 지사를 비롯해 드루킹과 도 변호사, 윤모 변호사, 김 지사의 전 보좌관인 한모씨, '둘리' 우모씨', '솔본아르타' 양모씨, '서유기' 박모씨, '파로스' 김모씨, '트렐로' 강모씨, '초뽀' 김모씨, '성원' 김모씨 등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드루킹에 대해서는 댓글조작 혐의를 비롯해 뇌물공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외 도 변호사, '둘리' 우씨', '솔본아르타' 양씨, '서유기' 박씨, '파로스' 김씨, '트렐로' 강씨, '초뽀' 김씨, '성원' 김씨의 경우 댓글 조작 혐의를 적용했다. 파로스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뇌물공여 혐의가 추가됐고 도 변호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추가했다. 성원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인물인 윤 변호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김 지사 보좌관 출신의 한씨를 드루킹 측으로부터 인사 청탁 등 편의 대가로 5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재판에 넘겼다.
허 특검은 6월7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돼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쳐 6월27일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던 수사는 드루킹이 '킹크랩 시연회' 관련 진술을 일부 번복하고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동력을 잃었다.
특검은 22일 "그간 진상 규명 정도와 수사 필요성 등을 검토한 결과 굳이 더는 수사가 적절한 정도는 아니라고 봐서 수사 기한 연장 승인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역대 특검 가운데 수사 기한 연장을 포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견 검사 및 수사관 등 총 87명에 이르렀던 수사 인력은 이제 공소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 인력을 남기고 해산한다.
현재 구속기소 된 드루킹 등 일단 6명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성창호)에 배당돼 다음 달 9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특검의 추가 기소에 따라 앞으로 재판이 병합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법은 특검이 공소제기한 재판 결론은 1심은 공소 제기일 기준 3개월 이내에, 2심과 3심은 전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각각 2개월 이내에 하도록 정하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