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BMW 피해 차주들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당국 차원에서 차량화재 원인 조사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BMW 피해자모임'과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하종선 변호사는 27일 서울 강남 법무법인 바른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한 내용을 공개했다. 하 변호사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BMW에 있지만 국토부의 관리·감독 소홀 또한 중요한 원인"이라면서 "국토부가 화재 원인 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독일과 미국에 서신을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광덕 BMW 피해자모임 대표는 메르켈 총리에 보내는 서한에서 "아우디,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에 이어 올해 40대의 BMW 차량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로 인해 한국에서 독일의 국가 이미지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며, 독일 입장에서 바람직한 상황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떠 "BMW 본사가 결함을 수년 전에 알았음에도 은폐했는지 등에 대해 독일 정부의 진상 조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하종선 변호사가 27일 기자회견에서 독일, 미국에 보내는 서신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는 "현재 미국에서도 수많은 BMW 디젤 차량이 운행되고 있는데 화재 사고를 예방하려면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해당 차량들을 대상으로 결함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면서 "피해자모임이 미국교통안전국(NTSB)에 제공할 예정인 BMW 520d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감식절차 개시 요청에 대한 행정명령을 내려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자모임은 김정렬 국토부 2차관, 안병옥 전 환경부 차관,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홍유덕 교통환경연구소장 등 4명에 대한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하 변호사는 "당초 이날 기자회견 후 이들을 고소할 예정이었지만 28일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공청회 결과를 보고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면서 "공청회에서 국토부가 피해자모임이 요구한 BMW 차량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와 시뮬레이션 테스트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29일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