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은행들의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가 국내에서 해외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4대 은행이 올해 해외에서 1조원 이상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테일 영업 및 현지화 강화 차원에서 이같은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인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을 통해 현지 비대면 계좌개설 시스템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비대면 서비스 강화를 글로벌 사업의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로 설정한 데 따른 것으로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전자결제가 대중화하고 현지 은행들이 디지털금융을 강화하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계좌개설 시스템 구축을 통해 현지 고객이 모바일뱅킹을 통해 입출금 예금계좌를 개설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신청과 스마트폰 푸쉬(Push) 등 알림메시지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들은 비대면 계좌개설 시 주로 영상통화를 통해 본인확인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신한은행이 해당 시스템을 구축에 성공할 경우 해외에서의 사실상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일본에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고객이 계좌개설을 신청하면 현지 우체국 직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현재 '글로벌 위비뱅크'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중국, 베트남 등에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은행(000030)은 해당 서비스를 미국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모바일뱅킹 서비스 '원큐(1Q)뱅크'를 통해 중국과 캐나다에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실명확인의 경우 신분증을 촬영한 뒤 전화번호 인증, 현지 은행을 통한 기존 실명계좌 연결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은행들이 해외에서도 계좌개설 등의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현지 리테일 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인수·합병(M&A)이나 영업점 추가 개설 등을 통해 영업망을 넓히고 있지만 리테일 시장에서 현지 은행들과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비대면 서비스는 상품과 수준에 따라 비교적 단기간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은행들이 주로 진출한 국가 중에서 제도적으로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한 곳은 캐나다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제한적"이라며 "비대면 계좌개설이 가능한 곳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 둘째부터) 까우사 로흐만(Causa Rochman) 인도네시아 발리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변상모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이 지난 1월 발리지점 개점식에서 관계자들과 테이프커팅을 하는 모습. 사진/신한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