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박근혜 정부의 보수단체 부당 지원 의혹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에게 검찰이 각각 징역 4년과 6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최병철)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조 전 수석에겐 벌금 1억원과 4500만원의 추징금도 함께 구형됐다.
검찰은 "이들은 헌법 수호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 받은 정부의 핵심 고위 공직자들로, 국민 전체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막대한 권한을 남용했다"며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올바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도록 헌법과 법리를 준수해야 함에도 좌파 척결과 우파 지원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범행을 총괄했다”고 지적했다.
또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정무수석이나 비서관의 독단 행동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며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도 파장이 막대해 상응하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에 대해 "박준우 전 수석으로부터 전경련의 자금 지원에 대해 인수인계를 받아 직전년도보다 금액 증액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범행을 실행해왔다"며 “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아 본래 용도에 쓰이지 못하면서 국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고, 국정원을 권력자의 사적 기관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김 전 실장 등은 2014∼2016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총 9년, 허현준 전 행정관은 총 징역 3년10개월과 자격정지2년, 김재원 의원은 징역 5년과 벌금 10억원, 추징금 2억5000만원이 구형됐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화이트리스트' 관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