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사태' 이후 1년…교육청·주민, 특수학교 설립 합의

시교육청, 한방병원 대체 부지 마련…큰 틀 외 세부 사항서 진통 지속

입력 : 2018-09-04 오후 5:48:45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강서지역 장애학생 학부모가 특수학교를 지어달라며 무릎꿇은지 1년 만에 지역주민과 정치권, 교육 당국이 특수학교 설립 합의를 이뤄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손동호 강서특수학교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4일 오후 3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 모여 '강서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핵심 조항은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옛 공진초등학교 터에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건립하고, 대신에 인근 학교가 통폐합하면 빈 부지에 한방병원을 짓는 내용이다. 그동안 비대위 등 강서 주민 일부는 공진초 터에 특수학교 대신 한방병원을 지어달라고 요구해왔으나, 시교육청은 기존 부지에 특수학교를 짓고, 한방병원을 위한 대체 부지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이외에도 공진초 기존 교사동에는 주민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고, 신설 강서 특수학교 학생 배정 때 강서구 지역학생을 우선 배정한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추가됐다. 기타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사항에는 추가 협력하기로 했다.
 
합의 과정은 이날 조 교육감이 표현한대로 끝까지 '난산'이었다. 합의문 발표를 4시간 앞둔 오전 11시쯤에는 합의문 도출에 실패해 발표도 취소됐지만, 시교육청과 비대위 양측의 전폭적 수용으로 오후 2시 극적으로 발표가 확정됐다. 뒤이어 2시30분에는 추가 논의 때문에 발표 시각이 3시30분으로 미뤄졌다.
 
발표 시각에도 진통은 이어졌다. 조 교육감과 김 원내대표는 약속 시간에 도착했지만, 비대위는 시교육청과 추가 논의를 하느라 10분 늦게 입장했다. 추가 논의 사항은 공사 과정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분진 문제, 주민복합문화시설에 들어갈 세부 시설 등이었다. 조 교육감은 10분 동안 "큰 틀의 합의문은 일단 발표하자"라고 김 원내대표에게 말하면서, 혹시라도 세부 논의 때문에 발표 자체가 무산되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이었다.
 
합의문 발표 전 3자 발언에서도 긴장이 계속됐다. 손동옥 비대위원장은 "저희는 특수학교를 무조건 반대한 게 아니라, 특수학교가 없는 자치구부터 먼저 짓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위해 한방병원 건립이 타당하다고 말했던 것"이라며 "그래도 김 원내대표와 조 교육감이 마무리할 단계라고 설득해 두 분의 높은 뜻을 (수용하려)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특수학교 건립 이후에도 장애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강서구민의 축복 속에서 특수학교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합의문은 아름다운 합의이자 최소 합의고, 나머지 진행 과정에서 협의할 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합의문 발표 직후에는 조 교육감, 김 원내대표, 손 비대위원장이 10분 정도 비공개 논의를 이어갔다. 논의 후 김 원내대표는 "시교육청과 비대위 의견의 간극을 좁였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손 비대위원장에게 주민을 찾아가 합의 사항을 설명할 것을 약속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손동호 강서특수학교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장,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이 4일 오후 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강서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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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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