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신약 정보 '팩트체크' 엄격해진다…업계 '옥석가리기' 기대

식약처, 금융위 협업 통해 불공정거래 방지 강화

입력 : 2018-09-05 오후 2:09:57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2의 네이처셀 사태'를 막기 위해 나섰다. 금융위원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과장되거나 사실이 아닌 개발 신약의 정보 유통을 막아 주가 조작 등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기업간 옥석가리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5일 식약처는 금융위와 건전한 발전과 자본시장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특정 기업의 사장정보 진위에 대해 식약처에 확인하고, 해당 결과를 투자유의 안내, 이상거래 심리 분석, 불공정거래 조사단서 등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번 협약은 제약·바이오기업 신약 개발정보가 허위·과장돼 시장에서 유통되면서 주식 불공정거래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체결됐다. 관련 행위로 제재를 받은 기업은 회사와 임직원에 대한 정보가 식약처에 공개되는 등 낙인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해외 의료기관에서 줄기세포치료제로 관절염을 치료 중인 모습. 사진/바이오스타
 
이같은 정부 대응에 대해 업계는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 신약바이오 업계가 한 단계 더 성숙하려면 신뢰성을 훼손하는 일부 기업의 일탈적 행위에 대해 더 이상 눈감아선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이상의 오랜 개발 기간과 막대한 투자 비용에 임상 1상부터 신약승인 허가까지의 성공 확률은 10%도 안되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이 임상 초기 단계부터 신약가치를 과도하게 포장해 온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현재 업계에 필요한 옥석가리기의 기준이 한층 명확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 체결은 이른바 '네이처셀 주가 조작 사태'와 같은 논란을 막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 5000원대였던 네이처셀의 주가는 11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개발 중인 퇴행성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의 식약처 조건부 허가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치솟은 네이처셀의 주가는 올해 3월 6만5000원에 달하는 수준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같은 달 19일 식약처가 네이처셀의 허가 신청 반려 입장을 밝혔고, 주가는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여기에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가 조인트스템과 관련된 허위·과장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끌어올려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지난 7월 검찰에 구속되며 지난달 5000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현재 라 대표는 구속기소된 상태다. 라 대표는 앞서 지난 2013년 알앤엘바이오를 통해서도 같은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이밖에 비슷한 시기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의혹과 테마감리 이슈까지 번지면서 현재 바이오 업종 전체에 대한 신뢰도 회복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식약처는 이번 업무 협약이 불공정거래 방지 효과 뿐만 아니라 업계 자정작용을 통한 신뢰도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현철 식약처 의약품정책과 사무관은 "두 부처간 업무협약을 통해 감시기능이 강화 및 공유되는 것만으로도 신약개발에 집중하기하기보단 주가 부양에만 치중하는 기업들에게는 경고 메시지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업계 자정효과를 불러일으켜 중장기적 신뢰도 상승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셀 연구원들이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사진/바이오스타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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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