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국내에서 3년여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쿠웨이트 출장을 다녀온 60대 남성 1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서울에 살고 있는 이 남성이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서울은 물론,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환자가 있는 서울대병원을 찾아 철저한 점검을 당부했다. 박 시장은 “어젯밤에 현재 자가격리자가 충분한지, 추가로 확진 환자가 밀접 접촉한 사람은 없는지 이런 것에 대해 점검했고 오늘 서울대병원에서 이동경로나 환자 입원 과정, 진료 과정에서 의료인들의 보호가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점검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환자가 이용하는 통로와 의료진이 이용하는 통로는 서로 분리가 돼 확실히 의료진 보호는 충분하고 안전하다는 말씀이 있었다”며 “비행기 안에서 지금 질병관리본부에서 결정한 21명의 자가격리대상자 외에도 좀 더 넓혀서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 전체에 대해서 감염이 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긴급 메르스 대책본부’ 가동을 지시했다. 이 지사의 지시에 따라 도는 9일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주재로 ‘긴급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메르스 확산 차단에 돌입했다. 도 관계자는 “재해대책본부 가동 후 현재까지 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2명의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해당 보건소를 통해 ‘자가격리’ 등 필요한 조치를 완료했다”면서 “밀접 접촉자는 확진 환자 또는 의심 환자와 유증상기에 접촉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들 거주지에 경기도 역학조사관을 긴급 파견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했으며 현재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했다.
도는 시·군 보건소를 대상으로 24시간 메르스 대응 방역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분당서울대병원 ▲국군수도병원 ▲명지병원 등 국가지정 격리치료병원 3개소 26실 28병상에 대한 점검도 마쳤다고 전했다.
인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 발생에 대비, 24시간 비상 방역대책반을 설치·가동했다”며 “각 의료기관에 선별진료소 및 국가 지정입원 치료병상 가동을 요청한 상태이며, 위기경보 상황에 따라 방역대책반을 대책본부로 격상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제시했다. 또 “인천시 밀접 접촉자는 1명으로 해당 보건소에서 자택 격리조치 중이며 증상은 없는 상황이나, 증상이 있을 시 즉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가 있는 서울대병원을 찾아 철저한 점검을 당부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