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미하엘 엔데의 '모모'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15년여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꾸준히 팔린 소설로 집계됐다.
14일 인터넷교보문고가 조사한 집계 결과에 따르면 두 서솔은 지난 2002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팔린 소설인 것으로 조사됐다.
'오만과 편견'과 '데미안',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은 3~5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 조지 오웰의 '1984', '동물농장'이 각각 9, 10위에 오르는 등 '고전'으로 불리는 세계문학시리즈의 작품들이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분위기나 일시적 유행에 힘입은 베스트셀러는 순위에는 좀처럼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보다는 시의성을 타지 않는 소설 분야가 장기적인 판매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10년간 분야별로 매주 한 권 이상 팔린 도서 리스트에서 소설은 25종, 시·에세이 7종, 인문 7종, 자기계발 6종, 예술·대중문화 1종으로 집계됐다.
박혜진 문학평론가는 "논픽션 같은 경우는 언어 자체가 논리적이고 지금 현상에 아주 가까운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그 현상을 보는 다른 시각이 생기면 낡은 책이 된다”며 "반면 문학은 그때 그때의 영향으로부터는 자유롭다"고 분석했다.
허희 문학평론가도 "스릴러나 추리 소설은 이번 목록에 없다. 아무래도 독자층이 한정적이고 결말을 알면 다시 잘 읽지 않게 되는 약점이 있는 탓으로 보인다"고 스릴러·추리 소설의 약세에 대해 말했다.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작품이나 고전 리스트에 포함된 경우 스테디셀러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환회 인터넷교보문고 소설 담당 MD는 "시리즈를 꾸준히 이어가는 문학전집의 경우 독자의 관심을 오래 끌 수 있다"며 "한 예로 같은 작가의 여러 작품이 전집 리스트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판매 부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으며, 이는 특정 작가뿐 아니라 세계문학전집에 속한 거의 모든 작가의 책에서 비슷한 판매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희 평론가는 "한국소설이 10위권 내에 없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잠깐의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넘어, '모모'에 비견될 만한 스테디셀러를 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지금의 한국 소설계에 주어졌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모. 사진/인터넷교보문고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