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연이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안팎으로 제기되자 건설사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금리 인상 시 주택 시공에 소요되는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데다 분양 시장 침체 가능성이 높아져 향후 주택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제364회 국회 정기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금리 인상 시 건설사들은 부담이 상당하다. 우선 주택 시공에 필요한 금융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가 주택 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대출을 융통하고 주택 보증기관의 보증이 필요하다. 그런데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 대출 기관의 리스크 관리가 한층 까다로워져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
올해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보증기관은 중도금 보증비율도 90%에서 80%로 줄였다. 동시에 HUG는 서울 및 수도권 등의 보증한도를 6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나머지 20%의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대출 심사를 기존보다 까다롭게 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아직 은행이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대출 시 미리 반영하지 않았지만 향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내놓은 것과 더불어 금리가 인상되면 주택경기 침체도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 13일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전 지역을 포함한 규제지역 2주택 이상 세대에 LTV(담보인정비율) 0%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규제와 금리 인상이 겹치면 수요는 급속도로 냉각될 듯 보인다. 건설사로선 일감이 줄어들 만한 요소다. 함영진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달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10월이나 11월 금통위에서 인상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며 "인상 폭이 0.25%에 그친다고 하더라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가 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수요를 줄이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선을 긋는 등 집값 잡는 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14일 윤면식 한은 총재는 금리 인상이 한은법에 따라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결정으로 이행돼야 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특히 경기 부진에 따른 위험 부담과 지난달 고용지표 등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이 경제 침체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