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1분기 실적 장기 상승 출발점 될 것"

입력 : 2010-03-23 오후 12:29:25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네, 지난해까지만 해도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는 경기침체의 칼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며 사상 최악 수준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었는데요.

 
이렇게 고민많았던 정유업계에 오랜만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실적을 끌어내렸던 주요 사업인 석유사업에서 흑자전환이 점쳐지는 등 올해 1분기 산뜻한 실적이 예상되는 건데요. 
 
먼저 최근 석유제품과 원유가격의 차이를 의미하는 정제마진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면서 흑자전환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제품의 복합정제 마진은 지난 1월 평균 배럴당 6.3달러에서 지난달 6.9달러로 올랐고 이번달 중순까지는 평균 7.7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평균 복합정제 마진인 4.4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연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준입니다.
 
벙커C유를 휘발유, 경유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들 때 남는 마진을 뜻하는 크래킹마진 역시 강세입니다.
 
특히 정유사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유 크래킹마진은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해말 배럴당 9달러대에 불과했던 경유 크래킹마진은 이번달 16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정유사 수익확대에 큰몫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절정을 이뤘던 아시아 역내 정제설비 증설이 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1분기 전망을 밝게하는 호재로 꼽힙니다.
 
최근 이렇게 신규 정제설비 증설은 줄어드는 한편으로 유럽과 일본, 북미 등의 노후 정제설비 폐쇄는 이어지고 있는데요.
 
반면 국내 정유업체들은 정제설비 가동률을 75~90% 이상으로 높게 유지하면서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했기 때문에 수익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최근 중국시장에서 경유를 포함한 석유제품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거론됩니다.
 
석유제품 순수출국인 중국이 생산한 제품을 중국 자체 시장에서 더 많이 소비하게 되면서 중국이 아시아 역내로 수출하는 물량은 줄어들게 됐고 이에 대한 반사이익은 중국과 수출선이 겹치는 국내 업체의 수출 증가로 돌아오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통상 1분기는 난방유 수요 급증 등 계절적인 요인에 힘입어 어느 분기보다 실적이 좋게 나오기 때문에 1분기 실적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단순히 계절적인 호재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그렇지만 정유업계의 실적을 가장 큰 그림에서 가늠할 수 있는 세계 석유소비량이 올해 2%가까이 증가할 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이번 1분기 실적은 계절적인 요인에 거시적 차원의 수요 급증이 맞물린, 장기적인 실적 상승세의 출발점이 되는 ‘산뜻한’ 실적이 될 거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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