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방북단에 포함된 여야 대표단은 각자의 분야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비핵화와 군축 논의에, 야당인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남북 국회회담 추진에 무게를 실었다. 전국시도자지사협의회 대표 자격으로 방북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방정부의 역할을, 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북미회담 중재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당 회의 등을 통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방북하는 정상회담”이라며 “가장 첨예한 관심사는 역시 ‘한반도 비핵화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에 가면 3번째 평양 방문”이라며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같은 분들을 이번에만나서 비핵화 문제를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자 한다.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남북관계 개선이라고 보고, 서해수역이라던가 DMZ에서의 각종 예방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비핵화와 긴장 완화의 목표는 결국 경제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남북관계가 잘 풀어지면 여러 가지 군비가 축소되고 대립이 완화되면서 국방비 증가폭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을 우리 기업인들이 잘 활용해 경제교류협력을 잘 펼쳐나간다면 우리 경제에도 대단한 활로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북한 땅을 밟은 것은 10년이 훨씬 넘는다”면서 “지난 10년 사이 북한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고 평화체제를 위한 한반도의 길을 더욱 확신을 갖고 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어제 민주·정의당 대표와 만나 이번 방북에서 남북 국회회담에 대한 원칙적 합의는 반드시 만들어야겠다는 의견을 나눴다”면서 “판문점 선언 1조에 국회, 정당, 지자체, 민간단체 간 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한다고 합의한 정신에 따라 남북 국회회담이 올해 안에 성사되도록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저와 민주당·평화당 대표는 정상회담과 별도로 북의 최고인민회의 지도자들을 만나 국회회담의 물꼬를 트고 남북화해와 평화시대를 열기 위한 정치권의 공동노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결국 4·27 판문점 회담처럼 북미회담을 성공시키면 그게 제일 큰 것”이라면서 “북미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유엔안보리제재, 미국정부제재, 우리정부의 5·24 제재에 묶여버린다”고 지적했다. 경제인 동반방북에 대해서는 “잘 한다고 본다. 북한 주민들은 부자 한국의 도움 받아 우리도 잘 살아야겠다는 희망 갖고 커왔다. 평화가 경제”라면서도 “어떻게 됐든 비핵화의 길로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런 경제협력을 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방북 특별수행원 명단 공개 직후 페이스북에 “벅차고 기쁜 마음”이라며 “서울-평양 간 포괄적 교류협력 방안을 현실적으로 가능한 분야부터 하나씩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가운데), 민주평화당 정동영(우),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7일 각 당 오전 회의에서 방북을 앞둔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