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화면·용량만 늘린 200만원 스마트폰, 소비자는 봉인가?

입력 : 2018-09-17 오후 3:40:42
"200만원은 너무하네요. 차라리 맥북 노트북PC를 사겠습니다."
 
한 IT 제품 리뷰 전문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한숨을 내쉬었다. 스스로를 애플 제품 마니아라고 소개한 그는 아이폰3GS 이후 줄곧 아이폰만 사용했다. 아이폰만의 기능과 감성은, 높은 가격임에도 아이폰을 선택하는 요인이 됐다. 새 아이폰을 소개할 때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번 리뷰 방송의 분위기는 달랐다.
 
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아이폰XS(아이폰텐S) 맥스 가격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6.5형(인치)의 최고급 사양인 아이폰XS 맥스의 출고가는 512기가바이트(GB)의 경우 1499달러(약 169만원)다. 역대 아이폰 중 가장 가격이 높다. 여기에 부가가치세를 더하고 환율 변동성까지 감안하면 국내 출고가는 200만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작과 비교해 눈에 띄는 기능이 없는 것도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다. 새로운 칩과 카메라 일부 기능이 추가된 것 외에 소비자를 놀라게 할 만한 기능은 보이지 않는다. 용량은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512GB를 선보였다. 화면과 용량만 잔뜩 늘린 채 가격만 높였다는 비판을 듣는 이유다. 애플 제품 마니아인 기자의 한 지인도 "아무리 애플이라지만 이번 신제품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라며 "512GB라는 저장공간을 모두 활용하는 사용자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애플은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사후서비스(AS) 품질은 낮다는 비판을 수년째 받고 있지만 변화의 조짐은 없다. 휴대폰이 망가져 AS를 받고 싶어도 다른 사람이 쓰던 리퍼폰으로 교환받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애플은 자신만만이다. 애플 전문 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새 아이폰의 가격이 예상보다 높다는 지적에 대해 "사람들이 지불할 수 있는 넓은 폭의 가격대가 있다"며 "많은 혁신과 가치를 제공한다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사람들이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도 애플의 고가 정책에 가세했다. 지난 8월24일 국내 출시된 갤럭시노트9의 출고가는 128GB 109만4500원, 512GB는 135만3000원이다. 100만원을 넘는  출고가가 예삿일이 됐다. 삼성전자의 고가 전략도 갤럭시노트 시리즈 충성 고객층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혁신 없는 고가 전략만 이어진다면 결론은 '외면'일 수밖에 없다. 아이폰이나 갤럭시노트가 아니더라도 모바일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제품들은 많다. 
 
박현준 산업1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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