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정상회담)5달 만에 다시 옥류관 찾은 문 대통령

방북 이튿날 김정은과 오찬…"쟁반국수가 더 좋아"

입력 : 2018-09-19 오후 10:30:00
[평양공동취재단,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방북 이튿날인 19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추가 정상회담 직후 함께 옥류관을 찾아 평양냉면으로 오찬을 했다. 만찬은 평양시민들로 북적이는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이뤄졌다
 
오찬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내외뿐 아니라 양측 수행원들도 함께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옥류관은 1958년 김일성 주석이 건설을 지시해 19608월 영업을 시작한 고급 식당이다. 지난 4·27 판문점회담 당시 북측이 직접 공수해 와 평양냉면을 선보인 원조 맛집이다. 이 자리에서 리설주 여사는 제 옆에 임종석 비서실장이 앉았단 말입니다. 너무 맛있다고 두 그룻 뚝딱(했다)며 지난 판문점 만찬을 상기했다. 리 여사는 재차 임 실장을 언급하며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합니다. 오늘 오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리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이곳이 그(판문점회담 만찬) 계기로 평양에서도 더 유명해졌습니다. 외부 손님들이 와서 계속 랭면 랭면합니다”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두 가지 가운데 쟁반국수가 더 좋습니다라며 메뉴에 대한 익숙함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촬영하니까 식사 못 하겠구만하고 기자들을 챙겼다. 리 여사도 기자분들도 좀 랭면하셔야지요하며 식사를 독려했다.
 
만찬 장소인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은 문 대통령이 평양시민들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대중적인 식당을 원했던 점을 고려해 낙점됐다. 지난 7월 개업한 음식점으로 개업 전 시찰한 김 위원장이 직접 이름을 지었다. 이름처럼 철갑상어와 연어, 칠색송어, 조개류, 자라 등 해산물 요리를 판매한다. 문 대통령 내외와 공식수행원들은 식당 내 봄맞이 방에서 함께 식사했으며, 같은 방 다른 테이블에서 저녁을 먹는 평양 시민들과 자연스러운 인사도 오고 갔다.
 
한편 문 대통령은 평양에서의 마지막 밤을 ‘51일경기장에서 집단체조 공연을 관람하며 보냈다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 모인 15만 명의 평양 시민들에게 간단한 인사말을 전했다집단체조 공연이 이뤄진 51일경기장은 6층으로 이뤄져 총 15만석의 관람석을 보유한 북한 최대 종합체육경기장이다. 이름은 198651일 국제노동절에 착공한 점을 감안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명명했다. 각종 경기를 개최하기도 하지만, 대규모 군중대회 집회장소로도 활용된다. 지난 2007년 노 전 대통령이 집단체조 아리랑공연을 관람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은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민속무용 분위기의 평양성 사람들을 관람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방문 당시엔 북한 독재 체제 선전 의미를 담고 있는 집단체조를 보면서 우리 정상이 박수치는 것이 옳은지를 놓고 논란이 됐다. 북한에서 집단체조(massgame)'체육기교와 사상예술성이 배합된 대중적인 체육형식'으로 1930년대 김일성 주석이 농촌혁명을 위해 창작한 '꽃체조'에 기원을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집단체조 관람이 다시 논란이 될 것을 의식한 듯,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북측에서 준비를 했는데 우리 측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마지막 일정으로 김 위원장과 백두산에 오른다. 공식 및 특별 수행원과 기자단 등 방북 인사 전원이 함께해 일종의 환송식을 갖고 서울로 귀환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취재단,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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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