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광주광역시와 함께 추진 중인 자동차 생산 합작법인 설립,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1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10월 정례조회'에서 "현재 가장 해결이 절실한 과제 중 하나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성공"이라면서 "최근 한국노총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 노동계와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 5월말 광주시에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대한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광주시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기반으로 오는 2021년까지 빛그린 국가산업단지 내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했고 현대차는 2대 주주로 참여해 1000cc 미만의 경형 SUV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정규직 임금의 하향 평준화가 우려된다면서 반발했고, 한국노총도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협상 과정에서 노동계가 제외됐으며, 연봉도 당초 알려진 4000만원보다 훨씬 낮은 2100만원으로 책정됐다는 점을 들어 불참을 선언했다. 현대차도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노·사·민·정 합의를 전제로 검토했기 때문에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와 광주시가 추진 중인 '광주형 일자리'가 무산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지난달 4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모습. 사진/광주시의회
이에 따라 현대차와 광주시는 당초 6월초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대한 협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4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지연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형 일자리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한 만큼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면서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노동계 설득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계에서는 연봉이 210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3000만~4000만원 수준"이라면서 "광주시는 공문을 통해 노동계의 참여 방안에 대한 수용의사를 밝혔고 방법에 대해서는 현대차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 기획에 참여해온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이번 사업이 성사된다면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차의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업계 전반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광주시와 현대차가 노동계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