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채소, 과일값 등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폭염 대응을 위해 정부가 실시한 한시적 전기요금 인하 조치도 종료되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채소값 급등 등의 영향으로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사진/뉴시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18년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전월보다 0.7% 각각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12개월 연속 1%대 흐름이지만,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0%에 그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것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달 주요 농산물 가격을 보면 1년 전보다 쌀(26.7%), 시금치(69.2%), 파(43.6%), 고춧가루(34.1%), 상추(43.1%) 등이 많이 올랐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토마토 51.8%, 상추 45.8%, 파 39.3%, 호박 58.5%, 파프리카 52.1% 등으로 값이 뛰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농축수산물이 폭염 여파에 따라 채소류 가격강세가 이어지면서 오름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기요금 인하 종료가 영향을 미치면서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일시적인 전기요금 급등이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달 전기요금 인상률은 전월보다 20.2%나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7~8월 실시한 전기요금 한시 인하조치가 9월부터 종료되면서 지난달과 비교한 전기요금 상승률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석유류와 공업제품의 가격도 오름세를 유지했다. 다만 전년의 기저효과로 오름폭은 다소 축소됐다. 지난달 석유류 가겨을 보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7%, 전달보다 0.8% 각각 올랐다.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서 공업제품도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물가에 대해 "올여름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가격상승, 전기요금 인하 효과 종료 등의 영향으로 오름폭 확대됐다"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안정목표인 2% 내에서 유지되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1.2%에 그치는 등 전반적인 물가흐름은 안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는 지난 8월에 비해 물가 오름폭이 확대되고,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 등을 감안해 농산물, 석유류 수급·가격 안정방안을 점검하는 등 물가관리 노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