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경기 고양 외곽에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고양저유소) 내 휘발유 탱크에서 7일 큰불이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재가 발생한 탱크 옆으로 기름을 저장한 탱크들이 늘어서 있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있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유증기 폭발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는 이날 오전 11시쯤 발생했고, 사고 후 40여분이 지난 오전 11시40분쯤 소강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정오쯤 폭발음과 함께 2차 폭발이 일어났다. 불은 오후 6시 기준, 7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기름이 불에 타면서 나오는 연기와 거센 불기둥으로 소방관들은 현장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길이 주변으로 번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석유류가 보관돼 있는 옥외저장소 가운데 한 곳이다. 화재가 난 탱크는 440만리터 가량의 휘발유가 저장된 옥외 창고다. 불이 난 저유소는 정유공장에서 생산한 석유제품을 주유소 등에 공급하기 앞서 잠시 저장하는 시설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후 소방 경보령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 인력 약 300명과 장비 111대를 투입했다. 추가 폭발 위험 등에 대비, 소방헬기도 동원했다. 소방관들은 탱크 안에 있는 기름을 빼내면서 남은 유류를 연소시키는 작업을 병행하면서 불길을 잡아갔다.
김권운 고양소방서장은 “화재가 너무 세기 때문에 우리 진압 대원들이 현장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며 “인천공항에 있는 화학차 그리고 경기도에 있는 모든 특수차를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선 대한송유관공사 안전부장은 “휘발유 탱크에서 화재가 났기 때문에 휘발유 탱크에 있는 기름을 다른 탱크로 이송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소방방재본부와 합동으로 방재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과 경찰 등은 CCTV 분석 결과 폭발 장면 외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아 유증기에 의한 폭발로 보고 진화작업이 완료된 후 원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최준성 대한송유관공사 사장은 화재 발생 후 경인지사 사무실에서 “불의의 화재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최 사장은 “우리 회사는 소방당국과 협조, 피해 없이 조기 진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 소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고양저유소) 내 휘발유 탱크에서 7일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