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청계천 베를린장벽, 서울시 “엄중 대응”

형사책임과 별도로 손해배상 지급청구 소송 진행

입력 : 2018-10-14 오후 1:41:22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청계천에 설치된 베를린장벽이 개인의 그라피티(낙서예술)로 훼손되면서 서울시가 공공기물 훼손행위를 민·형사상 엄중 대응키로 했다.
 
시는 청계천 2가 삼일교 남단 베를린광장에 설치된 베를린장벽이 지난 6월 그라피티로 훼손된 사건에 대해 진행 중인 형사상 처벌과는 별도로 훼손자를 상대로 재물손괴에 따른 복구비용 및 기타 손해배상금지급 청구의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시는 공원·광장 등의 공공 공간은 물론 개인 사유의 시설물 등에 이와 유사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향후 더 이상의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설물 주위에 CCTV를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윤종 시 푸른도시국장은 “현행법상 허가 없이 낙서 등의 훼손을 할 경우 재물손괴 등으로 처벌 받을 수 있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사회적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베를린장벽 훼손자는 물론 앞으로 발생되는 시설물 훼손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장벽은 베를린시가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기원하고자 2005년 실제 베를린장벽의 일부를 서울시에게 기증한 의미 있는 시설물이다. 최근 남북의 평화 분위기 지속과 더 나아가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국민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의미에서도 상당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지난 6월6일 그라피티 작가 정태용(28·남·필명 히드아이즈)씨가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면서 원형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발생 후 시는 베를린장벽을 관리하는 중구, 관련 전문가 등과 스프레이로 훼손된 것도 하나의 역사라 보고 그대로 존치를 할지, 완벽하진 않더라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구를 할 것인지 수차례에 걸쳐 협의했다.
 
논의 결과, 베를린 장벽을 복원하기로 최종 확정을 함에 따라 현재 복구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시는 복원에 필요한 예산 1000만원 가량을 중구에 지급했다. 빠르면 내달 안에 복구를 완료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서울 이태원이나 홍대거리 등을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행위가 자주 발생하면서 개인 사유 시설 훼손 등으로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불만 또한 높아지는 실정이다. 이는 엄연한 범죄행위로 훼손한 셔터문을 교체해야 할 정도로 지우기 어렵다.
 
지난해 11월 중랑구 신내지하철차량기지사업소에 영국인 형제가 몰래 침입하여 지하철 차량 벽면을 그라피티로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법원은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지난 6월11일 오후 그라피티로 훼손된 베를린장벽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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