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문제 등이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강환구 사장이 예상치 못한 질문에 진땀을 뺐다.
강 사장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국감에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대중공업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2015년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오너 일가의 사적이익 편취에 주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재편 과정에서 9670억원 규모의 자사주 및 현대오일뱅크 91.5%의 지분을 현대중공업지주에 넘겼다"면서 "해당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했다면 구조조정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며, 결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사장은 "2016년말 회사 개편을 진행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노력을 했고 채권자 요구사항으로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노력안을 마련해야 했다"면서 "다만 방금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배당과 관련해서 강 사장은 "2016년 11월 이사회가 개최됐고 다음해 3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면서 "배당을 했더라도 배당은 지주로 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15일 정무위 국감에서 구조조정 사안에 대한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사진/김재홍 기자
이날 국감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현대중공업이 지주사 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이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구조조정 문제로 지난 7월말 이후 노사 간 대화의 자리를 갖지 못하고 있다. 이달 8일 울산시까지 참여하는 노사정협의회가 개최됐지만 이후에도 양측 간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사측은 지난 8월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해양사업본부 1220명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내년 6월까지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제출했다가 다음달 평균임금의 40% 지급으로 변경 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경영위기의 책임을 직원들에 전가한다고 반발하면서 연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