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기업은행, UPI·VISA 돈으로 해외여행"

5성급 호텔 등 8560만원 지원…"리베이트·김영란법 위반 소지"

입력 : 2018-10-22 오후 2:03:47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기업은행(IBK) 직원들이 유니온페이(UPI)와 비자(VISA)로부터 관광 일정이 포함된 해외연수를 지원 받고 신규 카드 고객에게 해당 회사 카드 발급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IBK가 국책은행이라는 점에서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2018년 신규발급 카드 브랜드별 점유율(8월 기준). 자료/김종석 의원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IBK로부터 제출받아 22일 공개한 '카드 브랜드별 점유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지난 8월까지 IBK가 신규 발급한 카드 브랜드별 점유율은 UPI가 46.3%로 가장 높았고, VISA(28.1%)가 두 번째였다. 같은 기간 신한·현대·KB국민·삼성·우리·롯데·KEB하나·NH농협 등 8개 카드사의 UPI와 VISA 점유율은 각각 6.2%, 13.9%에 불과했다. IBK는 UPI의 수수료가 낮아 연회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연회비 차이는 다른 카드사도 유사하단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UPI가 IBK와 체결한 업무협약(MOU)에는 자사 카드를 많이 판매한 IBK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외 워크숍을 지원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실제로 MOU를 맺기 전인 201633.1%에 불과했던 IBK신규 발급 카드 중 UPI의 점유율이 지난해 40.5%, 올 8월 기준 46.3%로 급증했다. VISA2014년 비슷한 MOU를 체결했지만 워크숍 지원은 올해 처음 이뤄졌다. 201624.0%, 201725.2% 수준이던 VISA 점유율 역시 워크숍 지원 이후인 지난 8월 기준 올해 28.1%로 단기 반등했다. MOU에 따라 UPI는 지난해 3월부터 5성급 호텔의 관광 일정이 포함된 4차례의 대만·싱가포르 IBK 직원 워크숍 경비 전액을 지원했고, VISA도 지난 6월 같은 성격의 워크숍을 지원했다. 양사가 총 58명의 IBK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원한 워크숍 총 경비는 8560만원에 달했다.
 
김 의원은 "카드 브랜드는 일선 영업점에서 어떤 브랜드를 추천하느냐가 카드를 신청하는 고객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특정 브랜드를 많이 팔아준 만큼 현물로 보상한 일종의 리베이트 성격"이라고 지적했다. "IBK는 다른 카드사나 은행도 (이런 관행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IBK는 공공기관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도 있다""이러한 관행의 즉각 폐지는 물론 금융위원회의 철저한 조사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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