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 신제품을 내놓고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안전성 논쟁을 벌이며 여론 공세에 나섰던 필립모리스는 이번엔 한 단계 진화된 차세대 아이코스 제품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아이코스 3'와 '아이코스 3 멀티'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전 세계 최초로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공개됐다.
니콜라스 리켓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귀 기울여 편의성, 충전속도, 내구성, 연속사용, 무게, 일체형 등에 초점 맞추어 신제품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번 충전으로 연속 흡연이 가능한 '연사 기능'이 도입됐다는 점이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선두주자로 군림해왔지만, 담배를 필 때마다 충전을 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돼왔고 이번에 이를 개선한 셈이다.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아이코스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지난해 아이코스 시판 이후 한국 소비자들의 호응도는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며 "지난해 호응을 예상해 많은 준비를 했고 충분한 물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코스3'는 기존 제품 대비 홀더의 충전 시간이 약 40초 빨라졌다. '마그네틱 락'이라는 자석식 접촉 단자가 있어 홀더를 더 쉽고 확실하게 충전할 수 있다. 옆으로 홀더를 빼는 '사이드 오프닝' 디자인으로 기기 크기가 작아졌고, 내구성이 강화된 것도 특징이다.
'아이코스3 멀티'는 연속 사용 기능이 반영됐다. 1회당 최대 6분 혹은 14모금, 연속 사용으로는 10회가 가능하다. 최대 연속 사용시간은 60분으로 경쟁사 동급 제품 대비 약 70% 가량 길다. '아이코스 3 멀티'는 일체형으로, 무게 50g의 초경량 제품이다.
'아이코스 3'과 '아이코스 3 멀티' 키트에는 '아이코스 이지 클리너'가 함께 제공된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아이코스 이지 클리너'는 블레이드 손상을 방지하고, 쉽고 빠르게 홀더 내부를 청소할 수 있는 도구다.
정일우 대표는 "필립모리스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혁신적인 제품의 연구와 개발에 지난 15년간 5조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아이코스3'와 '아이코스3 멀티'는 성인 흡연자들이 불로 태우는 일반담배보다 더 나은 대체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니콜라스 라켓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성인 흡연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개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신제품은 500가지 이상의 색상 조합이 가능해 자신만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편리한 AS를 위해 현재 전국 약 290개인 서비스 망을 올해 말까지 5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코스3와 아이코스3 멀티는 다음달 7일부터 아이코스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 구매가 가능하다. 다음달 15일부터는 전국 아이코스 스토어 및 일렉트로마트에서 판매가 시작되고, 12월에는 편의점 CU와 GS25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선 아이코스 신제품의 가세로 주춤해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히츠, 네오스틱 등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7720만갑이 팔렸다. 2분기 8710만갑이 팔렸던 데서 약 1000만갑(11.4%)이 줄어든 것이다. 분기별 시장점유율도 전분기 9.7%에서 8.3%로 하락했다.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의 분기별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5월 국내에 등장한 궐련형 전자담배는 출시 이후 같은해 3분기 2580만갑, 4분기 5100만갑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도 1분기 6880만갑, 2분기 8710만갑으로 계속 불어온 바 있다 담배 판매량은 9억3000만갑으로 1년 전(9억9000만갑)보다 6.4%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코스의 신제품이 공개되고 출시가 임박한만큼 올 12월에는 2세대 궐련형 전자담배의 승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며 "유해성 논란의 악재를 만났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도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23일 공개한 아이코스 신제품. 사진/이광표기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