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갤럭시노트9 이후 국내 번호이동 시장이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만한 대작이 없었던 데다, 지난 17일부터 일주일간 사전예약이 진행된 LG V40도 판매가 시원찮다. 이동통신업계는 다음달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을 계기로 번호이동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7만963건에 불과했다. 하루 평균 1만1827건 수준이다. 갤럭시노트9 개통 첫날인 지난 8월21일 번호이동이 2만9738건을 기록하며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열 기준 2만4000건을 돌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어 22일 1만6798건, 23일 1만4336건, 24일 1만3760건 등 노트9 개통이 시작된 첫주인 21일부터 25일까지 번호이동 건수는 하루 평균 1만8201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9월에 접어들면서 노트9 출시 효과가 사라지고 추석연휴로 인한 개통 전산업무 중단으로 영업일수마저 감소하면서 번호이동 건수가 하루 평균 1만2884건에 그쳤다. 이달까지도 잠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타사로부터 고객을 끌어오는 번호이동은 시장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번호이동이 많아지면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인 반면 번호이동 감소는 시장이 침체됐음을 의미한다.
한 소비자가 지난해 아이폰X 예약판매 기간 제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다음달 2일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 3사는 오는 26일 아이폰 신제품에 대한 예약판매를 시작한다. 검증된 아이폰 충성고객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아이폰 고객들은 높은 충성도에 1년 단위로도 제품을 바꾸는 비중이 높다"면서 "교체 시기를 맞은 아이폰7 사용자들뿐만 아니라 아이폰8 사용자들도 이번 아이폰 신제품을 선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이폰 신제품을 겨냥한 지원금 상승도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이통사와 제조사는 신형 제품이 나오기 전에 재고 소진을 위해 구형폰의 지원금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다만, 아이폰XS·XS맥스·XR의 높은 가격은 걸림돌로 지목된다. 아이폰XS맥스 512GB는 190만원대, 아이폰XS 512GB는 180만원대로 책정됐다. 아이폰XR 128GB도 100만원을 넘을 전망이다. 소비자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을 낮춰 교체 수요를 유도하기 위해 이통사들은 중고가 선보상 판매 프로모션, 카드할인, 렌탈 등의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당장 KT는 다음달 2일 롯데렌탈과 함게 아이폰 렌탈 서비스를 출시한다. 월 할부 대비 낮은 렌탈료를 24개월간 납부하고 사용하던 단말을 반납함으로써 이용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설명이다. 지난 6월부터 T렌탈을 운영 중인 SK텔레콤도 신제품 아이폰 렌탈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