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의원 다수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특별재판부 도입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여당에서는 특별재판부 도입을 강조했지만 야당 측은 위헌성 등 우려를 표하며 방어에 나섰다.
29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종합감사에서는 사법농단 재판을 위한 특별재판부 도입 등을 핵심 쟁점으로 두고 주로 안 처장에게 질문세례가 이어졌다. 안 처장은 “재판이 공정해야 할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공정하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널리 알려져야 한다”면서도 특별재판부 구성에 대해서는 “입법 취지는 일단 공감하나 신중하고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개개인이 유죄받는 것보다 사법부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며 “특별재판부라는 것도 독배지만 사법부가 경우에 따라 독배를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박주민 의원도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재판받을 권리를 불편부당한 재판을 할 것 같은 판사를 배제하는 임무를 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며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에 사법농단 조사 수사 받은 다수 판사가 있는데 이들에게 무작위 배당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배당되지 않도록 하는게 국회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특별재판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크다”며 “특별재판부를 법관사무분담 예규 등과 같은 현행법령 체계 하에서 할 것인지 아니면 형사재판부 아닌 별도 재판부를 통해 재판할 것이냐”며 특별재판부 구성방법을 안 처장에게 물었다.
또 그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률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가 있는데 외부 압력 등에 의해 사건을 특정법관에게 맡긴다면 독립성 보장 안되지 않느냐”고도 질문했다.
안 처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재판부는 13개가 있고 사법농단과 관련있는 사람이 속한 재판부 6개를 제외하면 7개가 남는데 이 7개로도 구성할 수 있다”면서 “(기존 13개 재판부가 아닌 별도 재판부를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법원이 아닌 외부세력에 의해 재판부나 사건배당을 구성하게 되면 사법권 독립이 우려되느냐”는 주 의원 질문에 공감했다. 이어 안 처장은 “특별재판부는 전례 없는 일이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한 재판받을 권리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 제시되고 있어 면밀하게 검토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현재 법원에서도 형사소송법 등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고 일단 법관 사무분담 예규에 따르는 것이 사법부가 취할 태도”라고 밝혔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특별재판부 구성은 입법부에 맡기고 사법부는 신뢰회복을 위해서만 힘써달라”는 말에도 안 처장은 “권한 침해는 못하겠지만 의견 전달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가 열린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통위 회의실에서 김헌정(왼쪽부터) 헌재 사무처장, 박상기 법무부장관, 최재형 감사원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김외숙 법제처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