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10%(1400원) 오른 6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장 출발 시점에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상승세로 돌아서며 장중 한때 7만7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에 적극 나서는 등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반도체 고점 논란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으나, 미국이 중국 D램 제조업체에 대한 수출제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중국 D램 제조업체인 푸젠진화반도체(Fujian Jinhua Integrated Circuit)를 소프트웨어와 기술 등의 수출을 제한하는 리스트(Entity List)에 올리기로 했다.
미 상무부는 이 회사의 새로운 D램이 실질적인 생산능력이 있어 완성 단계에 있으며, 이는 군사시스템의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미국 업체에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푸젠진화반도체는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의 지원을 받아 내년에 D램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미국 기업들은 푸젠진화반도체에 수출하려면, 미 당국으로부터 특별승인을 얻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을 두고 두 나라의 견제가 치열하다. 지난해 12월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는 푸젠진화반도체가 자사 기술을 훔쳤다며 캘리포니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푸젠진화반도체도 중국 푸젠 지방법원에 마이크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일부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등 일시적인 명령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수입 금지로 한국 반도체 업체까지 영향을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은 있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개사 D램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는 만큼, 한국 반도체를 대상으로 공세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