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폐쇄한 핵실험장과 시설을 일부 철거한 미사일 발사장에 대한 외부 참관단 방문을 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보고했다.
여야 정보위원은 31일 정보위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국정원은 북한이 비핵화 선행조치로 풍계리(함경북도 길주군)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동창리(평안북도 철산군) 미사일 발사장 시설 일부를 철거했고, 외부참관단 방문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준비 및 점검 활동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보위 간사 김민기 의원은 "국정원이 북한의 다양한 행동변수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영변 원자로를 비롯한 여타 핵미사일 시설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고 현재 큰 변화는 없다고 했다"며 "남북 긴장완화 속에서도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핵미사일 관련 시설에 대한 정밀추적과 함께 핵미사일 검증폐기를 위한 정보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국내 첨단기술의 해외유출 사례를 최근 2년간 40건을 적발한 사실도 밝혔다. 자유한국당 소속 정보위 간사 이은재 의원은 "국정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2년간 총 40건에 달하는 첨단기술 해외 유출 사건을 적발했는데 이중 해외 유출시 국가안보, 국민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국가 핵심 기술도 7건 포함돼 있다고 보고했다"며 "앞으로도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을 보유한 분야는 물론 신재생에너지 등 차세대 산업 기술 유출 시도를 차단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 동향과 관련해 "국정원은 북한 역시 정보, 금전 탈취를 위한 해킹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북한은 사회적 현안 이슈를 소재로 한 해킹 메일을 관리자들에게 유포하거나 외화 벌이를 위해 국내외 컴퓨터 다수를 해킹해 가상 통화 채굴에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내부 통제 강화도 약속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은 지난 1년간 정치관여 소지가 있는 국내 정보 기능을 폐지하고 준법 예산 통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부단한 쇄신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 결과 해외, 대북은 물론 간첩, 대테러, 사이버 등 국익 활동에 전념하는 탈정치, 탈 권력 전문 기관으로 뿌리 내리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