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우리 지방자치단체가 민선 7기를 맞으면서 지역화폐(지역상품권)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특히 올해 선출된 지자체가 시기적으로 안정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내년부터는 각 지역별 특성에 맞게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의석 한국조폐공사 블록체인사업기획팀장은 지난 2일 경기 판교테크노밸리R&D센터에서 열린 ‘2018 경기도 4차 산업혁명 국제심포지엄’에서 “민선 7기에서 주요 공약으로 지역화폐, 엄밀하게 말하면 지역상품권 등 많은 정책들에 집중하고 있다”며 “실제로 내년부터는 지역상품권에 대한 많은 이슈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제 (경제 분야에서) 중앙 집중적인 상황이 잘 맞지 않고 있다”며 “미시적으로 보면 이미 지역 간에 환율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지역 간 물가 상승률이 다르다. 지역 간 생태계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 간 조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지방에서 서울로의 자본 유출은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자체 등에서 블록체인이 적합한 이유는 블록체인 자체가 분산성을 갖고 있고, 블록체인 자체가 탈 중앙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순환경제에 맞는 블록체인 경제가 있을 수 있고, 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경제가 있을 수 있다”며 “지자체들이 새로운 지역화폐 시스템을 도입할 때 각 지역의 특성에 맞춰서 탈 중앙적으로 신뢰성 있고 투명하게 하는 것이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암호화폐-노원 지역화폐 구축 사례’를 주제로 발표한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는 “지역화폐라는 것은 A라는 지역과 B라는 지역에서 통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화폐는 통용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별 특성이 있다”며 “지역화폐를 설계할 때 보면, 블록체인을 적용시키기 위해서 시스템을 다시 편성하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부분에서 비용 절감보다는 사회적 합의나 공동체의 합의를 끌어내는 부분이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최준규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부문의 블록체인 활용방안’에 대해 “국내에서는 민선 7기에 들어서면서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공부문 블록체인은 금융 파트이긴 하지만, 상당 부분 공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정책적 실험이나 사회환경의 변화 등에서도 기인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자치분권, 지방정부 속 공동체에서 주민 단계로까지 넘어가는 확산, 책임성의 문제들이 행정 영역에서 부각하고 있다. 실제로 공유경제나 공동체에서 직접민주주의의 도입과 같은 것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다”고 밝혔다.
홍성수 서울대 교수는 ‘AI 바로보기와 미래 컴퓨팅’에 대한 발표에서 “AI가 굉장히 잘하는 분야가 있고, 잘하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며 “그 부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조문식 기자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도전 방향도 제시됐다. 홍성수 서울대 교수는 ‘AI 바로보기와 미래 컴퓨팅’에 대한 발표에서 “AI가 굉장히 잘하는 분야가 있고, 잘하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며 “그 부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가 강조한 AI의 장점은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과 ‘트렌드 패턴 분석’이다. 그는 “AI가 사람을 인지해서 요청을 따라주는 것을 굉장히 잘한다. AI 스피커가 대표적”이라며 “트렌드를 패턴으로 해서 미래에 어떤 것이 나올 것인가를 분석하는 것도 강점”이라고 꼽았다.
홍 교수는 “삼성을 비롯해서 한국기업의 경우 클라우드(cloud) 서버가 (외국 기업과 비교해) 부족하다”며 “클라우드 서버를 가진 (구글 등 외국의) 회사들을 넘어서야 한다. 단말기를 가진 회사들도 클라우드 기업들을 넘어서야 한다. CPU를 파는 회사, 단말기를 파는 회사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문했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글로벌 기업인과 국내외 석학, 대학교수 및 연구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축하 영상을 통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 4차 산업혁명시대 기술, 경제, 산업분야의 다양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행정이 기술을 뒷받침하고 기술이 행정의 진보를 이끄는 상생의 관계가 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도정에 적극 도입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행사에는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과 박찬욱 서울대 총장대행 등도 자리했다.
경기도와 서울대가 공동 주최하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이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인공지능과 미래 모습 ▲블록체인과 미래 모습 ▲블록체인이 바꿀 미래 ▲인공지능과 미래산업 ▲인공지능과 일상생활 ▲블록체인과 미래 행정 등을 주제로 대학과 기업, 정부기관 소속 전문가들이 심도 깊은 연구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지난 1~2일 경기도와 서울대가 공동 주최하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이 주관한 ‘2018 경기도 4차 산업혁명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지역화폐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지난 2일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