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교육부가 세계사이버대학을 인가취소하기로 하면서 대학과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5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오는 22일 경기 광주에 있는 세계사이버대학 인가취소와 관련해 청문을 진행한다. 청문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인가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교육부는 세계사이버대학이 인가를 유지할 만한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청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학교법인 한민족학원은 사립학교 한민학교와 평생교육시설 세계사이버대학을 운영했는데, 한민학교가 폐지되면서 세계사이버대학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립학교가 없는 학교법인은 해산되고, 학교법인이 해산되면 세계사이버대학도 인가취소가 되는 순서다.

 

또 세계사이버대학을 고등교육법 요건에 걸맞는 사이버대학으로 전환했으면 인가를 유지할 수 있었으나, 5년 동안의 유예 기간을 줬는데도 전환하지 못했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학은 교육부에 책임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법제처가 지난 2009년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과 관련해 법 개정을 권했으나, 교육부가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운영할 수 있는 시설에는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이 없다. 엄격히 해석하면 10개가 넘는 사이버대학이 갑자기 모두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지난 2016년 7월13일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평생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으나, 교육부는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도 통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인가취소 절차를 시작했다. 지적을 받고도 10년 동안 법안 개정 노력을 하지 않다가, 국회를 핑계삼아 세계사이버대학만 폐쇄하는 건 부당하다는 게 대학과 학생 측 주장이다.

 

또 고등교육법 요건에 걸맞는 전환 절차도 원천적으로 막혔다는 게 대학의 입장이다. 세계사이버대학은 이사장이 비리 문제를 일으켜 퇴출되고,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한 상태다. 대학은 수익형부동산을 매각해 요건에 맞는 시설과 부지를 마련하려 했으나, 임시이사는 매각 권한 내릴 수 없었기 때문에 전환 절차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끝내 인가취소가 이뤄져 재산을 청산했을 경우 전 이사장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사장이 학교에 물어야 할 채무액도 없어지고, 재산 청산 과정에서 전 이사장이 물색한 법인이 재산을 다시 취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세계사이버대학은 새로운 학교법인을 물색했으며, 청문 이전에 설치자 변경을 교육부에 신청해 인가취소를 막으려고 하고 있다. 교육부가 설치자 변경을 불허할 경우 소를 제기할 예정이다.

 

인가취소 위험 속에 학생들도 대체 대학이 마땅치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2600명 재학생 중 상당수가 명예퇴직자 내지는 경력단절여성 등으로, 2년 안에 학위를 취득해 취업전선에 뛰어들려고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원격 수업이면서, 1주일에 1번꼴로 오프라인 실습도 가능하고, 과 모임 및 교수와의 접촉을 통해 정보를 취득할 다른 대학이 없다는 것이다.

 

사이버대학 중 2년제는 경북 경산 등에 밖에 없어 오프라인 실습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 일부 과목은 다른 사이버대학에 아예 있지 않아 편입학이 어렵기도 하다.

 

50대 명퇴자라는 고봉진 세계사이버대 총학생회장은 "이곳에는 절박한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실습도 활발하고 오프라인 모임에서 정보 얻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한 편"이라며 "학교가 없어지면 학습하고 취업할 기회가 없어질까봐 막막하다"고 말했다.

 

세계사이버대학에 따르면, 재학생의 54%가 국가장학금을 받는 저소득층이며, 30%가 기초생계수급·차상위계층의 빈곤층이고, 67%가 여성, 특히 32% 경력단절여성이다. 35세 이상의 만학도가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28%가 50세 이상의 고령자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