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업역규제' 노사정 합의로 깼다

'건설산업 혁신 로드맵' 확정… 종합·전문 상호 진출 허용

입력 : 2018-11-07 오후 1: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4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건설업계의 해묵은 칸막이식 업역규제가 폐지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진병준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위원장,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 등 노사정 대표는 7일 종합·전문 건설사 간 업역규제 폐지를 포함한 업종 개편, 건설업 등록기준 완화에 대한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에 최종 합의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16조에 해당하는 종합·전문 간 업역규제는 지난 1976년 국내 전문건설업종이 생기면서부터 현재까지 유지된 국내 건설업 생산구조의 기본 틀이다. 현재는 2개 이상 공종이 결합된 복합공사는 종합건설사에서 진행하고, 단일공사는 전문업종만 수행이 가능하다. 위반 시에는 무등록 시공으로 보고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문제는 이러한 종합·전문 간 업역규제로 인해 다수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직접시공 능력이 없는 종합사들의 페이퍼컴퍼니 증가다. 종합사는 사업을 수주해 하도급을 주면 되기 때문에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입찰에만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나아가 전문업종은 하도급에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그로 인한 수직적 원·하도급 관계가 굳어지고, 기업성장에도 장애가 된다. 
 
그럼에도 그간 업계에서는 사업물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업역규제 존치에 사활을 걸어왔다. 정부는 이번 노사정 선언을 통해 건설업계의 근본적인 생산구조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김영한 국토부 건설정책과장은 “노사정이 함께 구체적 이행안에 무게를 싣고 건설업 생산구조를 혁신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우선 상대 업역에 진출하는 경우에는 직접시공 원칙을 적용한다. 전문기업이 복합공사를 수주하거나 종합기업 전문공사를 수주할 때 직접시공 의무가 부여된다. 노사정은 이 같은 원칙을 오는 2021년 공공공사에 우선 적용하고, 2022년 민간공사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종체계 역시 개편한다. 김 과장은 “업종도 공법이 변화하고 융복합되면서 통폐합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며 “분쟁이 잦은 업종의 업무내역을 조정하고, 새롭게 신설이 필요한 업종 수요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내년에 현행 체계 내 단기 개편방안을 마련하고, 중장기적 건설업종 개편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등록기준은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자본금 요건의 경우 현행 2억~12억원 수준에서 최대 50%까지 완화한다. 다만 부실업체 난립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 향후 업체수 추이를 지켜볼 방침이다. 
 
김현미 장관은 “칸막이식 업역규제는 허물어야 할 낡은 규제임에도 복잡한 이해관계로 그간 풀지 못했다”며 “혁신로드맵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발의 등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25일 인천 남동구 건설기술교육원에서 열린 '건설 산업 혁신 노사정 선언문 서명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진병준 한국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 위원장, 홍순관 민주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권한대행,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과 서명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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